법원 "문재인 前대통령 사저 경호구역 확대 정당"

文 사저, 지난해 8월 경호구역 재지정
보수 유튜버 "집회 자유 침해" 주장해
법원 "현장 폭력행위로 인한 것" 각하

대통령실이 경상남도 양산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인근의 경호구역을 확장한 것을 두고 극우 유튜버들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으나 각하됐다.



14일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이정희)는 유튜버 A씨 등 4명이 대통령경호처를 상대로 "경호구역 확장 지정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각하 결정을 내렸다.

각하 결정은 행정소송 등에서 원고의 소 제기가 구성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경우 내용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고 재판을 종료하는 것을 말한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해 8월 문 전 대통령의 사저 주변 경호구역을 '사저 울타리에서 최대 300m'까지로 확장했다. 당시 사저 인근에서 3개월째 시위를 하던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경찰에 긴급 체포된 것에 대한 후속 조치였다.

해당 조치와 관련 대통령실 측은 "평산마을에서의 집회 시위 과정에서 모의 권총, 커터칼 등 안전 위해요소가 등장하는 등 전직 대통령의 경호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에 A씨 등은 지난해 "경호구역 재지정이 '경호구역 지정은 경호목적 달성을 위한 최소한의 범위로 한정돼야 한다'고 규정한 대통령 경호법의 취지에 어긋난다"며 같은달 법원에 집행정지를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이날 본안 소송에서도 이들은 "경호구역 재지정으로 집회의 자유가 침해되고 그로 인해 경호대상자에 대한 비판적 의사표현이 제한될 수 밖에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경호)구역 지정으로 집회시위가 금지된다거나 의사표현이 제한된다고 볼 수 없고 실제로 집회나 시위가 개최되기도 했다"며 "행정구역 내부에서 전직 대통령의 경호를 위해 구역을 정하는 것으로 국민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행정처분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경호구역은 처음부터 정해진 게 아니라 최초 구역지정 이후 현장에서 이뤄진 폭력적 행위나 인근 주민들과의 갈등으로 경호의 어려움이 생겨 확대된 것"이라며 "주면 도로상황 등을 고려해 경호구역이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한편 A씨는 문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공업용 커터칼을 호주머니에서 꺼내 주변사람을 위협한 혐의로 지난해 8월 말 구속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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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