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동원 책임을 묻기 위한 피해자들의 2차 손해배상 소송도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1일 오전 10시20분 대법원 제1호법정에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상고심에서 피해자들에게 각각 1억~1억5000만원씩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로 비로소 대한민국 내에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사법적 구제가능성이 확실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러한 사정을 고려할 때 강제동원 피해자 또는 그 상속인인 원고들에게는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는 피고를 상대로 객관적으로 권리를 사실상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피해자 양영수·김재림·심선애 씨는 일제강점기 시절 반강제적으로 전쟁 물자를 만드는 일본기업으로 동원돼 노역한 피해자들이다. 앞서 소송을 제기했던 양금덕 할머니 등 피해자들에 이어 2차로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는 피해자들에게 각각 1억~1억5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항소심에서도 원심 판결은 번복되지 않았다. 이후 미쓰비시중공업 측이 상고했고, 2심 판결이 난 2018년 12월5일 이후 5년여 동안 최종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였다.
대법원 관계자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는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는 일본기업을 상대로 객관적으로 권리를 사실상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다는 점을 최초로 명시적으로 밝혔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또 "이를 기초로 소멸시효 항변을 배척함으로써, 2012년 5월24일 대법원 판결 선고 후 2013년 3월 및 2014년 2월에 제기된 이 사건에서도 원고들이 피고 기업들을 상대로 강제동원으로 인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음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대법원은 강제동원 관련 1차 소송에서 일본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법리를 확정한 바 있다.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양국 간 피해 배상과 보상이 일부 이뤄졌더라도 개인의 손해배상 청구권과 일본 기업의 책임은 사라지지 않는다"며 피해자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해당 판결에 일본 측은 강하게 반발하며 경제보복 조치를 취했다.
한편 1차 소송에서 승소한 피해자들은 손해배상금 지급을 거부한 일본기업의 국내 재산을 강제 처분하는 절차를 밟으려 했지만, 일본기업이 항고에 재항고로 맞서 실행하지 못했다.
이후 정권이 바뀌고 정부가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우리 정부와 기업이 대신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는 '제3자 변제안'을 내놨지만, 생존한 피해자들 총 3명 중 2명은 해당 배상금 수령을 거부하고 있다. 승소한 피해자 총 15명 중에서는 10명이 해당 방식을 수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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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