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前특검 "방어권 보장" 보석 호소…檢 "증거인멸 우려"

지난해 8월21일 구속기소 돼
구속 기한 다음 달 만료 예정
檢 "객관적 증거 곡해 가능성"

일명 '대장동 로비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충분한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보석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검찰은 증거인멸 우려 등을 근거로 박 전 특검에 대한 전자장치 부착 요청을 했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는 이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수재) 혐의로 기소된 박 전 특검에 대한 보석 신문을 진행했다.

박 전 특검은 지난해 8월21일 구속기소된 후 같은해 12월27일 법원에 보석 신청을 냈다.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한은 만 6개월로 오는 2월20일 석방될 예정이었다.

박 전 특검의 변호인은 "(박 전 특검에 대한) 혐의가 광범위 해 공소사실에 대해 다툴 수 있다"며 "구속기간에 쫓기는 것보다 충분한 방어권이 보장됐으면 하는 취지에서 보석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증거인멸 우려를 이야기하지만 이미 자료는 다 압수된 상태"라며 "증거를 인멸할 방법이 없고 참고인들도 수사기관에서 최대 수십번 조사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반면 검찰 측은 "주요 증거 중 하나인 박 전 특검이 작성한 수첩에 대해선 (박 전 특검 측이) 부동의하고 있고 주요 증인에 대한 신문이 끝나지 않았다"며 "피고인이 객관적 증거를 곡해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구속된 이유가 증거인멸 우려인만큼 관련자 접촉을 통한 증거인멸 우려가 있어 전자장치 부착이나 주거제한 등을 고려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박 전 특검은 "재판부께서 저희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다"며 "잘 반성하고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주신다면 꾀부리지 않고 재판에 성실이 임하겠다"고 직접 발언했다.

재판부는 "구속기한 만기가 다음달 20일만큼 (보석을) 끝까지 미루는 건 의미가 없다"며 "양측이 다투는 지점은 부수사항인데 전자장치가 필요할지는 재판부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남욱 변호사에 대한 증인신문이 끝나지 않았다"며 "최소한 다음달 1일에 예정된 정영학 회계사에 대한 신문 이후 보석에 관련된 판단을 해달라"고 재차 촉구했다. 두 인물은 박 전 특검의 혐의와 관련된 핵심 증인으로 꼽힌다.

박 전 특검은 2014년부터 다음 해까지 우리은행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 감사위원으로 재직하며 대장동 개발 사업 민간업자들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수백억원 상당의 땅과 건물을 약속받고, 이 중 일부 금액은 실제로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또 2015년 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를 위해 남욱 변호사로부터 현금 3억원을 받고, 같은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5억원을 받아 대장동 사업 지분을 확보했다고 판단했다.

그는 2019년부터 2021년 딸 박씨와 공모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씨로부터 단기 대여금 명목으로 수회에 걸쳐 11억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오는 18일 추가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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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