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시의회 여야가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사직서 수리를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제천시의회는 27일 전체 의원 회의를 소집해 송수연(중앙동·영서동·용두동) 의원 사직서 처리 방안을 논의했다. 송 의원 설득 시간을 갖자는 데는 여야가 뜻을 함께했으나 사직 허가 시기에 관해서는 온도 차를 드러내고 있다.
시의회는 일단 이정임 의장이 직접 송 의원 사직을 만류한 뒤 여의찮으면 28~29일 중 사직 허가 여부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비회기 중 의원직 사직 허가는 의장의 권한이다.
시의회의 정당 의석 분포는 국민의힘 7석, 더불어민주당 5석이다. 국민의힘 8석, 민주당 5석으로 개원했으나 여당 시의원 1명이 선거법 위반으로 중도하차하면서 의석수 차이가 좁혀졌다.
오는 4월 국회의원 선거와 함께 치러질 제천시의원 마선거구(교동·남현동·신백동) 재선거에 여당이 귀책사유를 이유로 후보를 내지 않으면서 재선거 이후에는 6대6 여야 동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시의회가 송 의원의 사직서를 수리하고 29일까지 선거관리위원회에 이를 통보하면 총선 당일 송 의원의 지역구인 제천시의원 다선거구도 보궐선거를 할 수 있게 된다.
국민의힘이 제천시의원 다선거구 보궐선거 후보를 낼지는 미지수지만, 임기 중 사직에 대한 비판이 큰 상황이어서 여당이 의석을 되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 의장 등 국민의힘 측이 송 의원 사직 허가에 신중한 것은 이 때문이다. 반면 민주당은 신속한 수리와 4월 보궐선거를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이 재선거와 보궐선거를 모두 이기면 원내 7석을 확보하면서 후반기 시의회 주도권을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민의힘 측이 송 의원과의 대화 등을 이유로 사직서 수리를 미루다 선관위 '궐원 통보' 시기를 놓칠 경우 제천 다선거구는 2025년 4월 재보선 때 시의원을 새로 뽑아야 한다.
국민의힘 소속 A시의원은 "송 의원이 아무런 말도 없이 사직해 혼란이 크다"며 "당사자가 가장 불편하겠지만 동료 의원과 지역구 주민에서 먼저 양해를 구하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소속 B시의원은 "결원이 생겼다면 원활한 시의회 운영을 위해 빨리 봉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지역구 시의원 없이 1년을 흘려보내겠다는 당리당략적 판단은 매우 무책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송 의원은 제천·단양 선거구 국민의힘 총선 후보 경선을 진행하던 지난 23일 최지우 예비후보를 공개 지지했으나 엄태영 현 의원이 승리하자 26일 돌연 사직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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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