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노트북 해킹' 시험지 빼돌린 대동고 퇴학생 법정구속

1심, 소년법상 장·단기 징역형→항소심, 징역 1년 법정구속

고교 교사들의 노트북 해킹을 주도, 시험 답안을 빼돌린 광주 대동고 퇴학생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다.



광주지법 제2형사부(항소부·재판장 김영아 부장판사)는 3일 202호 법정에서 업무방해와 정보통신망이용촉진·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장기 1년 6개월·단기 1년을 받은 A(19)씨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을 선고, 법정 구속했다.

A씨는 고등학교 2학년생이던 지난 2022년 3월 중순부터 4월 말, 6월 중순부터 7월 초 사이 야간 자율 학습이 끝난 이후 광주 대동고등학교 본관 2·4층 교무실 등지에 13~14차례 침입해 출제 교사 노트북 10여 대에서 중간·기말고사 16과목 답안을 빼돌려 성적 평가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해킹 과정에 망을 본 동급생 B씨와 함께 정당한 접근 권한과 자격 없이 원격 조정 프로그램(페이로드)을 이용해 해킹한 뒤 통신망에 무단 접근,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교무실 안팎 보안 시설이 작동하지 않은 틈을 타 창문을 이용해 교무실에 침입했다. 이들은 첫 침입 당시 교사 노트북에 대해 원격 해킹을 시도했지만, 프로그램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자 다시 침입해 교사들의 노트북 화면을 수분 간격으로 갈무리(캡처)하는 악성 프로그램을 설치했다.

이후 3~4일이 지나 다시 학교에 침입, 여러 화면 중 문항 정보표(정답·배점)가 담긴 이미지만 골라내거나 하드디스크 내에 저장된 시험지 원본 등을 휴대용 저장장치(USB)에 담아가는 방식으로 시험 정보를 빼돌렸다. 이들은 범행 적발 이후 퇴학 처분을 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 횟수와 해킹을 통해 빼돌린 시험 과목 수 등을 미뤄 죄책이 매우 무겁다. 범행으로 적정하고 공정한 시험 관리를 방해했다. 범행 발각을 막고자 교사 노트북의 검색 기록 삭제를 시도하거나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고 한 시도 등이 있었고, 미리 빼돌린 답안이 적힌 쪽지가 들키자 시험 답안을 맞춰보려 했다며 범행을 은닉하려고 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앞선 1심은 "이들이 권한 없이 학교에 여러 차례 침입, 교사들 노트북을 해킹해 성적 관리 업무를 방해했다. 성적 향상을 위해 열심히 노력한 학생들이 크게 상실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죄책이 무겁다"고 지적하며 "범행의 중대성, 범행을 인정·반성하는 점, 증거 인멸을 계획한 점, 초범인 점, 가족·지인들의 탄원서가 제출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 다만 도주 우려가 없다며 A씨는 법정 구속하지 않는다"고 했다.

공범 B씨는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지만 항소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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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