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치료 중단 닷새 만에 범행, 1명 사망·2명 상해
검찰 "반성 안 한다" 중형 구형…치료감호도 요청
정신질환 약물 치료를 중단한 뒤 다짜고짜 이웃 노인들을 마구 때려 사상케 한 40대에 대해 검찰이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광주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박재성 부장판사)는 17일 301호 법정에서 살인·상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모(45)씨의 결심 공판을 열었다.
검사는 "박씨가 자신보다 신체적으로 약한 고령의 노인을 사상케 해 죄질이 나쁘다. 유족 등과 합의하지 않았고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정신질환 이력 등을 들어 치료 감호도 재판부에 요청했다.
박씨는 지난 4월18일 오전 6시13분께 광주 북구 한 아파트에서 각기 옆집과 윗집에 사는 이웃인 A(71·여)씨 부부와 B(81·여)씨를 둔기와 주먹으로 때려 사상케 한 혐의다.
범행 직후 출혈이 컸던 A씨는 병원 치료 도중 숨졌다. 박씨가 휘두른 주먹에 다친 A씨의 남편과 B씨도 전치 2~3주의 병원 치료를 받았다.
조사 결과 박씨는 조현병 등 정신 질환을 앓고 있었으나 범행 닷새 전부터는 약물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범행 당일 알몸 상태로 복도·계단 등지를 배회하던 중 때마침 마주친 A씨 부부 등을 다짜고짜 마구 폭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씨는 검거 직후 '평소 옆집에 사는 A씨와 갈등이 있었고 불만이 컸다'는 취지로 수사기관에 진술했다.
박씨는 최후 변론에서 "폭행 사실과 폭행에 따른 사망은 인정하지만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 정신질환 약만 잘 먹었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다. 왜 그랬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피해자·유족께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박씨에 대한 선고 재판은 8월16일 오후 2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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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본부장 / 최유란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