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투다 아내 둔기 살해 80대 치매환자에 징역 10년

"반인륜적 범죄, 85세 고령·치매 등 감안"
양형 기준 권고형 중 가장 낮은 형 선고

20여년간 함께 산 아내와 다투다 둔기로 숨지게 한 80대 치매 환자에게 징역 10년이 선고됐다.

광주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박재성 부장판사)는 26일 301호 법정에서 살인 혐의로 기소된 A(85)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월6일 오전 9시15분께 광주 남구 방림동 자택 안방에서 아내 B(81)씨에게 둔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다툼 도중 B씨의 욕설에 격분해 이러한 범행을 저지른 뒤 둔기로 스스로 때리는 등 자해 행동을 했다. A씨는 범행 직후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앞선 결심 공판에서 검사는 징역 20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양형 기준에 따른 권고형(징역 10~16년)에서 가장 낮은 형을 내렸다.

재판부는 "A씨가 20여년을 함께 살아온 배우자의 머리를 둔기로 여러 차례 내려쳐 그 자리에서 숨지게 했다. 오랜 세월 함께 한 배우자를 살해한 반인륜적 범죄로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크고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 다만 범행 직후 자녀에게 연락해 119신고가 이뤄지게 했고 범행을 자백·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85세의 고령 나이로 수년 전부터 치매를 앓고 있는 점, 형사 처벌 전과가 전혀 없는 점, 우발적 범행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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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영광 / 나권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