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친절했던 '그 기사님'…뇌사 투병 끝 4명 살리고 영면

50대 버스기사, 갑작스럽게 뇌사
평소 "삶의 끝 다른이 살리고파"
폐장·간장·신장 등 4명에게 기증

버스 기사로 근무해온 한 50대 남성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진 후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0일 뇌사 상태였던 故 임효성(53)씨가 인하대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폐장, 간장, 신장(좌우)을 4명에게 기증하고 숨졌다고 21일 밝혔다.

고인은 지난달 초 의식을 잃고 쓰러져 급히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고인의 가족들은 고인이 다른 이의 몸을 통해서라도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에 기증을 결심했다. 고인은 평소 삶의 끝에 누군가를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싶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인천에서 3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난 고인은 쾌활하고 명랑한 성격이었다. 축구, 족구 등 운동을 좋아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다.

고인은 젊은 시절 청소 사업을 하다가 17년 전부터 대형 면허를 따 버스 기사로 근무했다. 인천 시내버스 운전을 하며 손님들에게 늘 친절했고, 주변의 어려운 사람을 보거나 승객 중 불편한 사람을 보면 앞장서는 도왔다고 한다.

고인의 형인 임익성 씨는 “하나뿐인 아들과 치매로 고생하는 어머니가 편히 지낼 수 있도록 하늘에서라도 잘 보살펴 달라"면서 "다른 생명을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떠났으니 하늘에서 마음 편히 잘 지내길 바란다.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생명 나눔을 통해 4명의 생명을 살린 기증자와 기증자 유가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한 분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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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