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수사심의위, 최재영 목사 기소 권고
최재영 '직무관련성' 인정…檢 받아들일까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를 기소하라고 권고하면서 김건희 여사에 대한 처분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24일 수심위는 비공개 회의를 열고 8시간여 토론과 심의를 거쳐 위원 8대 7의 의견으로 최 목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공소제기를 권고했다. 명예훼손·주거침입·위계공무집행 방해 등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불기소 권고를 의결했다.
수심위는 특히 수사팀과 최 목사 측에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집중 질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목사 측은 발표에서 위원들에게 검찰 조사 당시 검사가 김 여사가 받은 명품백이 청탁용이 아니라고 말하는 육성이 담긴 녹취를 재생했다. 검사가 최 목사에게 청탁 혐의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검찰 측은 당시 검사가 유도 심문을 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한 일부 위원들은 최 목사 측에게 "청탁금지법에서 금품 공여자는 직무관련성 요건을 따질 필요 없이 처벌이 가능한 게 아니냐"는 취지로 질문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탁금지법은 '누구든지 공직자와 배우자에게 수수 금지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약속 또는 의사표시를 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 조항을 바탕으로 해석을 물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최 목사 측은 배우자에 대해선 직무관련성이 있는 경우 수수 금지 금품을 받으면 처벌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가 받은 명품백은 직무관련성이 있기 때문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위원들의 직무관련성 질의가 이어지자 강일원 위원장이 나서 "변호인이 해석한 내용이 맞다"고 정리했다고 최 목사 측은 전했다.
또한 최 목사가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의 국정자문위원 임명해 달라고 청탁했지만 '국정자문위원' 존재하지 않는 자리라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검찰이 주장한 것에 대해 "대통령 자문과 관련된 기관에 자리를 요구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대응했다.
아울러 최 목사 측은 학생들이 스승의 날에 교사에게 감사 표시로 선물을 주는 경우 청탁금지법 위반이라는 예시를 들기도 했다.
수사팀은 최 목사가 건넨 선물이 대가성과 직무관련성 등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청탁금지법 위반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논리를 폈으나, 수심위는 청탁 내용이 대통령 직무와 관련성이 있다는 최 목사의 주장에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수심위 결과에 따라 김 여사의 최종 처분을 놓고 검찰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수심위 결과는 '권고적' 성격이라 반드시 따라야 할 필요는 없지만, 검찰이 수심위 의견을 존중해 최 목사를 기소할 경우 셈법은 복잡해진다.
수사팀이 수심위 권고를 따라 직무 관련성을 넓게 해석할 경우, 윤 대통령에게도 금품수수 신고 의무 위반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단 의견이 제기될 수 있다. 직무 관련성이 인정된 것을 전제로 알선수재·변호사법 위반 등을 다시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공직자의 '배우자'는 처벌 조항이 없어 김 여사를 기소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공직자 배우자가 직무 관련 금품을 주고 받았을 때 공여자만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뇌물 (혐의가) 인정되려면 대통령까지 관계가 (규명)돼야 하는데, 거기까지는 어렵다"며 "(김 여사 불기소 결론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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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