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제주 4·3의 비극 다룬 작품도…'작별하지 않는다'
"채식주의자 있나요?" "1권 남았는데 예약자가 있어요." "아 어제 올 걸 그랬네요."
11일 소설가 한강이 한국 첫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을 접한 제주 시민들도 앞다퉈 서점을 찾고 있다. 제주 시내권 대형 서점인 남문서점에는 평소와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다.
갑작스런 수상 소식에 서적을 미리 확보하지 못 한 서점에는 전날부터 시민들이 한강의 작품을 문의하거나 구입을 서두르려는 발길이 이어졌다.
도남동에서 시인을 꿈꾸는 안모(42·여)씨는 "어제는 미처 서점에 오지 못했다"며 "꿈만 같은 (한 작가의) 수상 소식이 너무 반갑다"고 기뻐했다.
서점 관계자도 "'채식주의자'와 '작별하지 않는다'가 외국에서 큰 문학상을 받았을 때도 서점에 한 작가의 작품 문의가 많았다"며 "미리 서적을 준비하지 못 해 아쉽다"고 말했다.
제주 서점가가 들썩이는 이유는 한 작가와 제주 인연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작가의 2021년 작품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냈다.
한강은 이 작품으로 지난해 11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프랑스 4대 문학상 가운데 하나인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수상했다.
프랑스 출판사 그라세(Grasset)는 '불가능한 작별'(Impossibles adieux)이란 이름으로 작가의 저서를 출판했다. 그라세는 한강의 노벨상 수상 소식을 담은 띠지를 둘러 작품을 추가 인쇄할 예정이다.
한강도 저서 '작별하지 않는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강은 노벨위원회 유튜브 계정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모든 작가들은 자신의 가장 최근 작품을 좋아한다"며 "나의 가장 최근 작품인 '작별하지 않는다'가 시작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강은 "이 책에는 인간의 행동이 일부 직접적으로 연결이 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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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