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무성 사퇴 종용' 연루 의혹 제기돼
지난 13일 피고발인 신분 검찰 조사
민간사업자 특혜 '배임' 의혹도 고발
유한기 사망…"녹취 진위 입증 난항"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의 최측근인 정진상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 부실장이 검찰의 대장동 수사 100여일 만에 소환조사를 받으면서 검찰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현재까지 알려진 단서만으로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입증하는 게 쉽지 않을 것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소환조사를 받은 정 부실장은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시공사) 초대 사장 사퇴 압력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2015년 2월6일 당시 유한기(지난해 12월 사망) 성남도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황 사장에게 사퇴를 종용하면서 '정 실장'과 '시장님'을 수차례 언급한 발언 녹취록이 현재까지 알려진 정황 증거다. 이 녹취록 내용은 지난해 황 전 사장이 공개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대장동 사건 의혹의 핵심은 민간사업자에게 과도한 개발이익이 돌아가게끔 의도했느냐다. 이와 관련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공사 기획본부장,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김만배씨(화천대유 대주주) 등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정 부실장도 지난 2018년까지 성남시 정책실장으로 있으면서 대장동 사업 관련 일부 보고서를 결재하는 등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1일 검찰에 정 부실장과 이 후보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 피고인으로 한 고발장도 접수됐다.
검찰이 녹취록 등의 증거 만으로 정 부실장의 혐의를 당장 입증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녹취록은 유한기의 발언"이라며 "만약 정진상이 (검찰 조사에서) '유한기가 넘겨짚었던 것 같다'는 식으로 진술한다면 녹취 발언 내용 관련 의혹을 입증하는 건 어렵지 않겠나"라고 봤다. 또한 "성남시 정책실장이 성남도시공사 사장에 대한 인사권을 갖고있지 않아 법리적으로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 형사소송법 전문 변호사도 직권남용 혐의 입증이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유한기 전 본부장이 사망하면서 녹취에 언급된 '윗선'의 관여 의혹에 관한 수사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지게 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배임 의혹과 관련해서는 "정 본부장이 사업 관련해 결재한 내역들이 있지 않느냐"며 "결국 이것도 수사 의지의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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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 신 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