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운 외벽' 임시 보 설치·연결해 단단히 고정
타워크레인 무게 많이 나가는 머리 부분 해체 예정
붕괴 슬라브 22~27층 제각각…코너→중앙 순서 수색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9일째인 19일 건축 전문가들이 외벽 안정화 작업과 타워크레인 해체 후 이르면 다음주부터 상층부에서 실종자 수색을 시작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박홍근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이날 건축구조 전문가 자문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이번 주말까지 크레인 해체와 외부 안정화 보강 작업을 마치고, 다음주 초 (상층부)수색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문단은 수색에 앞서 외벽 안정성과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가장 위험한 부분은 건물 손상 부위에 있는 외벽과 타워크레인이다. 실종자 수색은 해당 부분 안정화가 이뤄진 뒤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콘크리트 벽으로 구성된 강한 코어 부분과 하층 슬래브 부분에 대해 긴급 안전진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겹겹이 무너져 내려 홀로 서있는 외벽은 고정 작업이 필요하다.
박 교수는 "외벽이 홀로 남아 있는 상태"라며 "외벽과 맞닿은 바깥 기둥엔 호이스트라는 기계 장치와 타워크레인 기둥이 붙어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32층과 38층의 구조적으로 안정된 코어 벽으로부터 임시보를 설치해 외벽 전도를 방지해야 한다"며 "임시 강제보를 설치하고, 외벽과 강제보를 연결해 고정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상층부 외벽에 기대어 10~15도 가량 기울어져 있는 타워크레인 해체도 급선무다. 특히 무게가 많이 나가는 헤드 부분을 제거해야 한다.
타워크레인은 상부층 무게 추(27t)와 가운데에 위치한 조종실을 해체할 예정이다. 해체에 앞서 와이어로 기존 타워크레인을 붙들어 매는 방식으로 안정화 작업을 진행한다.
박 교수는 "타워크레인 헤드 부분은 가장 무게가 많이 나가 전도 위험이 있다. 헤드를 떼어내면 당장 안전은 문제는 없다고 판단된다"며 "다만, 크레인 기둥은 해체 시 외벽을 손상시킬 수 있어 그대로 두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또 "해체할 크레인의 안정화를 위해 와이어를 이용해 4곳을 고정한다"며 "해체에 투입될 크레인 한 대는 작업자가 올라가는 용도, 다른 한 대는 앞선 크레인을 붙들고 있는 용도로 활용한다"고 말했다.
남은 실종자 5명을 찾는 상층부 수색은 이르면 다음주 초쯤 진행한다.
그러나 무너져 내린 건물 층의 높이가 제각각인 탓에, 특정 층부터 일괄적인 수색은 어려울 전망이다.
박 교수는 "붕괴된 슬래브 위치가 모두 다르다. 한 쪽 귀퉁이는 22층까지 내려앉았고, 그 반대쪽 코너는 25층까지, 중앙부는 26·27층까지 붕괴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 보니, 일괄적으로 특정 층부터 진입이 어렵다. 양쪽 코너 부분을 우선 수색한 이후 중앙부를 수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수색을 앞두고 대원들의 안전을 위해 안전진단과 장치도 마련한다.
박 교수는 "붕괴된 건물에 대해 긴급 안전진단을 한 뒤 안전선을 그을 예정이다"며 "가급적이면 안전선 내부에서만 작업하도록 하고 낙하물 방지 장치도 설치한다"고 말했다.
2차 붕괴 우려에 대해선 "건물 안전엔 큰 우려가 없다"며 "건물 중앙 코어 벽이 강하다. 피난층인 22층이 벽체로 둘러쌓여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고 현장에서는 지난 11일 오후 3시46분께 201동 39층 옥상 타설 작업 중 23~38층 바닥 슬래브와 구조물 등이 무너져 내려 이날 현재 5명이 실종된 상태다. 지하 1층 난간 사이에서 심정지 상태로 수습됐던 실종자 1명은 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주외전남 / 손순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