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확산세 따라 전면 원격수업도 가능"
교원단체 "무책임 자율 부여…현장 혼란만"
학교장 "매번 바뀌는 지침…학사 언제 확정할까"
교육부가 새 학기 개학 후 2주간 학교별 탄력적 학사운영을 허용한 가운데, 이에 대해 학교 현장에선 혼란을 우려하며 명확한 지침을 내려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를 비롯한 교원단체들은 21일 교육부가 다음달 2일부터 2주간 전면 원격수업을 포함한 탄력적 학사운영을 허용한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명확한 기준 없이 오롯이 학교에 학사운영 결정을 맡길 경우 이를 둘러싼 교원과 학부모 간 갈등이 초래되고, 이로 인한 현장 갈등이 예상된다는 이유다.
교육부는 이날 오후 열린 '오미크론 대응 비상 점검·지원단' 회의를 통해 다음달 2일부터 11일까지 2주간의 '새 학기 적응주간'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 기간 수도권 등 오미크론 확진자가 집중된 지역 학교들은 전면 원격수업을 포함해 탄력적으로 학사를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지현 교육부 교수학습평가과장은 이날 오전 출입기자단 정례브리핑에서 "3월 초·중순에 오미크론 상황이 정점에 이른다는 각계 전문가들의 예측이 많았다"며 "학교가 필요하다고 학교장이 판단하는 경우 교장 판단에 따라 원격수업으로 바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교총은 이날 오후 성명서를 내고 "지금도 학교와 교원은 신학기 학사운영방안에 따른 각종 방역 업무만으로도 걱정이 크다"며 "이런 상황에서 별다른 기준도 없이 포괄적 자율을 부여하는 것은 더더욱 ‘각자도생’의 혼란과 부담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학교별로 판단이 달라지고 원격수업 유형 등이 들쭉날쭉할 경우, 차이와 비교에 따른 학부모들의 민원과 비난이 빗발칠 게 불 보듯 뻔하다"며 "이로 인한 갈등과 책임 부담 등 학교, 교원이 겪어야 할 고충을 가늠하기조차 어렵다"고 우려했다.
전교조도 이날 오후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일관된 방침을 마련해달라는 것이 현장의 의견"이라며 "학교마다 등교방침이 다르면 민원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학교에서 불필요한 갈등을 겪게 할 것이 아니라, 교육부 차원의 일관된 지침을 마련하고 국민들을 설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복되는 학사운영 지침 변경에 대한 학교 현장의 혼란도 가중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철수 한국초등교장회장(서울 동작구 대림초 교장)은 "최근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와 교직원 의견수렴을 통해서 학사운영방안을 정했는데 이를 보류하고 의견을 다시 수렴해야 할 상황"이라며 "오늘 또 다른 지침이 나왔지만 하루 확진자가 15만~20만명으로 폭증하면 또 다른 대책이 나올 수 있다. 예전 같으면 신학기 가정통신문이 벌써 나갔겠지만 지금 못 보내고 있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부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