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텃밭 호남 이재명 압도적 지지불구 `정권교체 바람' 넘지 못했다

국힘, 전례 없는 `불모지' 호남 민심 잡기' 공략, 2030세대 표심 잡아
민주 尹-安 단일화 역풍 표결집 불구, 사상 최고 득표율 정권교체 일조
경선 후유증 `무늬만 원팀', `독점' 민주 "호남홀대" 공격당해, 뼈아픈 반성 여론도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호남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는 여권의 텃밭에서 몰표에 가까운 80%대 지지를 받았지만, 전국적인 `정권교체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등을 돌린 2030세대 등에 힘입어 호남에서 역대 보수정당 사상 최고 득표율을 기록하며 집권에 일조했다는 평가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10분 현재 이 후보의 득표율은 광주 84.93%, 전남 86.22%, 전북 82.95%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12.62%, 11.34% 14.44%를 크게 웃돌았다.

이번 대선은 예전 선거와 비교해 볼때 보수정당이 여권의 텃밭을 거세게 흔들었다.

국민의힘은 지난 2020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국립 5·18민주묘지 무릎사과에 이어, 지난해 30대 이준석 당대표 체제이후 꾸준히 `서진정책'으로 호남 민심 잡기에 공을 들여왔다.

과거 보수정당의 후보가 불모지인 호남에서 시늉만했던 것과 달리, 윤 후보는 대선 출마 선언 이후 끊임없이 호남 구애를 해왔다.

논란의 거듭속에서도 지난해 이어 최근 까지 국립 5·18 민주묘지 등을 잇따라 찾았고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가 있는 신안 하의도를 방문하는 등 종횡무진 표심공략을 했다.

파상적인 호남 공들이기는 문재인 정부에 반감을 갖고 있는 `2030청년' 세대층을 크게 흔들었고 급기야 대선 과정에서는 광주복합쇼핑몰 유치 무산과 미완의 흑산공항건설 등을 이슈화하며 민주당 책임론으로 표심을 자극했다.

국민의힘의 안간힘은 `마의 20%' 득표율 벽을 넘지는 못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호남에서 얻은 10.8% 최고 기록을 갱신하는 개가를 올리며 초박빙 승부에서 정권교체에 일조했다는 평가다.

반면, 선거 초반 여권의 입장에서는 호남 표심의 이상기류의 연속이었다.

이 후보는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호남 출신 이낙연 후보를 제쳤지만, 후유증은 컸고 대선 초반까지 호남은 마음을 열지 않는 듯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70%대를 넘지 못하는 박스권에 갇힌 반면, 국민의힘 윤 후보는 10~30%까지 지지율이 오르내렸다.

경선 후유증으로 인해 일부 대선 후보 지지자들간 화합적 결합을 하지 못한 것은 전국적으로 패배의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대선전이 종반전으로 치닫으면서 호남은 집결하기 시작했다.

사전투표 직전인 지난 3일 윤-안 후보간 후보단일화는 호남 민심의 변곡점이었다. `DJ(김대중대통령)통합정치 계승자'라며 광주 충장로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에 사과했던 안 후보가 불과 며칠 뒤 깜짝 윤 후보와 단일화는 지역민을 분노케했고, 결국 표결집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윤 후보의 정치보복과 선제타격론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을 가장 견고히 지지하는 호남민에게 용납할 수 없는 대목이었다.

정권재창출만이 이 후보가 문 대통령을 지킬 수 있다는 정서가 반영되고 사상 유례없는 코로나 19 상황에서 `준비된 경제대통령' 구도도 표심을 사로 잡았다.

대선 종반전에서 TV토론과 유세전에서 정책이나 비전 대신, 막말과 네거티브로 일관한 윤 후보에 대한 실망감이 일부 중도층의 이탈을 가져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호남의 막판 결집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몰아친 정권교체 바람은 넘지 못했다.

국민의힘이 줄기차게 공격한 호남 저발전의 민주당 책임론이 젊은층에 먹힌 점을 감안하면 여권의 뼈아픈 반성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2030세대는 지역·연고주의 정서가 통하지 않는다는 점은 지역주의를 엷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표심으로 받아들여진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윤-안 후보단일화에 대한 지역민의 분노가 표결집으로 이어졌지만, 정권교체 바람을 막지 못했다"면서 "국민의힘은 30%득표율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역대 보수정당 사상 최고 득표율은 의미가 크며 젊은층의 지역주의가 엷어진 것은 주목할 대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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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