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정(50·사법연수원 29기)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이 '성남FC 후원금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으로 고발된 사건이 수원지검 형사6부에 배당됐다.
18일 수원지검은 최근 서울중앙지검에서 이송된 박 지청장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을 형사6부(부장검사 김병문)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형사6부는 공직범죄 등 반부패수사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다.
앞서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박 지청장이 박하영(48·사법연수원 31기) 전 성남지청 차장검사의 '성남FC 의혹 보완 수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건 직권남용, 강요, 권리행사 방해에 해당된다며 지난 1월 검찰에 박 지청장을 고발했다.
이후 해당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부장검사 조주연)에 배당됐으나, 사건 관할이 수원지검이고 성남지청이 성남 분당경찰서에 이 사건의 보완수사를 요구한 만큼 중복수사를 피하기 위해 수원지검으로 이송됐다.
검찰은 현재 분당경찰서에서 '성남FC 의혹' 보완수사를 진행 중인 만큼 그 결과를 지켜보고 박 지청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에서 성남FC사건 보완 수사를 진행하고 있어 조사결과도 같이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면서 수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수원지검은 도태우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선거 예비후보가 같은 내용으로 박 지청장을 고발한 사안에 대해서도 기존 형사 1부에서 형사 6부로 재배당을 검토 중이다.
'성남FC 후원금 수수 의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지난 2015~2017년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성남FC 구단주를 맡으면서, 각종 인허가 등의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여러 기업으로부터 광고비 명목 160억원을 받았다는 게 골자다.
지난 2018년 6월 제3자뇌물죄 등 혐의 고발장이 접수되면서 경찰 수사가 시작됐으나 분당경찰서는 이 전 후보가 뇌물을 받았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며 지난해 9월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무혐의 처리했다. 그러자 당시 고발인 측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사건은 검찰로 송치됐다.
하지만 지난 1월 말 해당 사건을 담당한 박 차장검사가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사의를 표명하면서 검찰 안팎에서 논란이 일었다.
이 사건을 넘겨받은 성남지청이 이 고문의 혐의 성립 여부에 관한 수사를 이어가려 했으나, 박 지청장의 관여로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해당 의혹을 보고받은 김오수 검찰총장은 진상조사를 맡은 신성식 수원지검장에게 성남지청 관련 사건 경위를 정확히 파악하도록 지시했고, 김 총장의 지시 약 2주 뒤인 지난달 8일 성남지청은 수원지검의 지휘를 존중해 분당경찰서에 보완 수사를 요구했다.
한편 박 지청장 등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발된 사건은 공수처에 3건, 검찰에 2건 총 5건이 접수됐다. 검찰에 접수된 2건은 수원지검이 모두 맡아 진행한다.
공수처에는 한반도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장영하 변호사, 법치주의 바로세우기 행동연대의 고발장이 제출된 상태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수원 / 신 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