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선루프 개방, 위험지역 차량 미이동
"고의적 침수 아닌 이상 보험금 지급해야"
"긴급피난 등 면책 당연…분쟁 소지 줄어"
차량 침수 피해 관련 창문·선루프 개방, 위험지역 차량 미이동 등의 경우에도 고의가 명백한 게 아니면 신속 보상하기로 하면서 구제 대상이 늘어날 전망이다. 분쟁 소지가 될 만한 사례를 폭넓게 인정해서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감독국은 전날 각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 보상담당부서와 논의한 결과 침수 차량 보험금을 지급할 때 고의적으로 침수시킨 사실이 명백한 차량을 제외하고는 피해차량에 대한 신속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조치했다.
창문·선루프 열어두거나 위험지역에서 차량 이동을 하지 않아 차량 침수가 발생했더라도 운전자 고의가 입증되지 않는 이상 보상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차량 문이나 선루프 등을 열어놨을 때 빗물이 들어간 경우에는 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게 기본 입장이었다. 이번 조치에 대해 업계에서는 보상 대상 자체가 큰 폭으로 늘어나기보다는 분쟁 소지를 줄여 신속 보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침수될 정도로 비가 오면 엔진이 물에 잠겨서 보통 전손처리 대상이다. 기존에도 보험사들은 웬만한 고의가 아니면 보험금을 지급하는 입장"이라며 "이럴 때는 창문이나 선루프를 열어두고 안 열어두고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량 하단만 잠긴 경우 (고의가 있는지) 쟁점이 된다"며 "갑자기 비가 와서 선루프 등으로 탈출했을 때는 당연히 면책이고, 이것과는 다른 이야기인데 오해의 소지가 생기자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고의로 한 게 아닌 건 어쩔 수 없이 면책해야 하는 상황이 맞다. 긴급피난과 같은 개념"이라며 "어느 지역에서 창문이나 선루프가 열려 있었는지 조사를 먼저 할수도 있는데 이번 조치로 그렇게까지 하지 않고 보상함으로써 분쟁 소지가 없어진거니까 신속한 보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일 자동차 침수 피해에 대해 '보험금 신속 지급제도'를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보험금 청구시 보험사들의 심사 우선순위를 상향해 통상적으로 10일 정도 걸리는 시간이 단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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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