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앞에 20층 호텔이?" 울산 북구 KCC 입주민들 '일조권' 반발

울산 북구 강동산하지구에 대규모 생활숙박시설 건립이 추진되자 인근 아파트 입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북구 산하동 블루마시티 KCC스위첸 입주민 일동은 19일 북구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들 생존권을 위협하는 생활숙박시설 건립을 결사 반대한다"고 밝혔다.

입주민에 따르면 KCC 스위첸은 일반상업지역으로 총 4개동 가운데 3개동이 공동주택이다. 1개동은 호텔과 레지던스로 사용되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KCC스위첸과 근접한 3필지에 생활숙박시설 건축 허가 신청이 접수됐다. 해당 시설은 지하 4층 지상 20층 규모로 호텔 등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입주민들은 "KCC스위첸은 명목상 상업지역에 주상복합 아파트로 허가됐지만, 전체적인 구조나 기능은 일반적인 아파트 단지 모습이다"며 "이 때문에 기본적인 일조권이 보장돼야 하나, 숙박시설이 건립되면 이를 보장받을 수 없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용도지역을 불문하고 일조권 보장을 중시하는 법규로 개정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거세다"며 "대형 숙박시설이 들어서게 된다면 많은 가구들이 전후좌우 4면 모두 차가운 벽으로 막히게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또한 "해당 시설이 지하 4층까지 토목공사를 하게 되면 안전상 문제도 우려된다"며 "터파기를 할 경우 바닷물 유입과 고임 현상 등이 발생하고, 그로 인해 땅 꺼짐 현상, 아파트 기울어짐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공사 강행 시 분진, 소음, 유해물질로 환경적인 피해도 예상된다"며 "해당 부지 앞에는 양방향 1차선에 불과해 심각한 교통체증도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입주민들은 "지상 20층 짜리의 건물이 들어서면 KCC스위첸의 최고 가치인 조망권을 완전히 훼손한다"며 "현재의 법규만 따질 것이 아니라 건축적 양심과 철학을 바탕으로 공존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입주민들은 단지 소중한 공간에서 기본권을 보장받기를 원할 뿐이다"며 "북구청이 생활숙박시설 건립을 승인하면 그 어떤 단체행동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행사는 "건립 추진 중인 시설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주민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향후 입주자 대표 등과 논의할 예정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북구는 오는 26일 해당 시설에 대한 건축심의를 위해 건축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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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