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개혁에 무임승차 논란까지…핵심은 '급속한 고령화'

고령→초고령사회까지 스웨덴 48년, 한국은 7년
노인급증에 재정 우려…무임승차 연령 상한 검토
국민연금 재정도 불투명…수급 연령 연장 등 거론
노인빈곤 OECD 3배…60년 후에도 30%는 빈곤층
일각 "다양한 사회·문화적 부분 심층적으로 봐야"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과 국민연금 수급 연령 등의 논의가 잇따라 우리 사회의 관심을 받는 이유로는 급격하게 증가하는 노인 인구로 인한 고령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우리나라 노인의 특성을 고려하면 복지적 측면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7일 보건사회연구원의 '인구 고령화와 사회보장 재정 현황 및 전망'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2018년에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2025년에 초고령 사회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빠른 속도인데, 고령사회 진입 후 초고령 사회가 되기까지 일본은 11년, 덴마크는 42년, 스웨덴은 48년이 소요된 반면 우리나라는 7년 만에 고령사회에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추정된다.

재정은 한정돼있는데 혜택을 받는 노인 인구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다보니 지속 가능성을 우려한 대책들이 검토되고 있다.

대구시의 경우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서울시의 경우 노인 무임승차에 따른 재정 적자를 정부에서 보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둘 다 무임승차로 이용하는 노인 인구 증가에 따른 재정 적자가 원인이다.

논란이 잇따르자 보건복지부는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규정하는 노인복지법과 관련한 법률 개정 검토를 준비 중이다.

현행 노인복지법에서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65세 이상에 대해 수송시설 및 고궁·능원·박물관·공원 등의 공공시설을 무료로 또는 그 이용요금을 할인해 이용하게 할 수 있다.

국민연금의 경우 제5차 재정 추계 시산 결과 급속한 고령화와 생산인구 감소 등으로 당초 2055년으로 예상했던 기금 소진 시점이 2년 앞당겨진 2053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민연금 개혁 초안을 마련 중인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민간자문위원회에서는 수급 개시 연령을 2033년 만 65세에서 더 늦추는 방안도 거론 중이다.

문제는 이렇게 증가하는 우리나라의 노인이 사회·경제적으로 약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2020년 기준 38.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13.5%보다 약 3배 높다.

국민연금연구원 연구 보고서에서는 약 60년 후인 2085년에도 노인 빈곤율이 29.8%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해당 시점의 OECD 국가 평균 노인 빈곤율 예상치 15~16%보다 2배 수준이다.

남일성 성공회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하철의 경우 혜택 시점을 5년 늦추면 돈이 없는 노인들은 이동과 사회적 활동이 제한돼 우울이나 건강상 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며 "부담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느냐의 관점과 함께 다양한 사회·문화적인 부분을 심층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부 차장 / 곽상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