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광주 서구의회서 전반기 원구성 잡음
다수 민주당, 의장단 미리 꾸려 '본회의 파행'
무소속 의원, 의장단결의무효소송제기 '패소'
"바람직하지 않지만 지방자치법위반은 아냐"
기초의회 다수당이 원외에서 의장단을 미리 구성하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법을 어긴 것은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박상현 부장판사)는 김옥수 광주 서구의원(무소속)이 서구의회를 상대로 낸 의장단 선임 결의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20일 밝혔다.
서구의회(당시 서구의원 13명 중 11명은 더불어민주당, 2명은 진보당·무소속)는 지난해 7월 7일부터 8일 사이 전반기 원 구성을 위한 본회의를 열었는데 2차례 파행을 빚었다.
진보당 의장 후보가 민주당 의장 후보의 자격 논란을 제기하면서다.
진보당 의장 후보는 '민주당 광주시당이 서구을 지역에서 의장·운영위원장을, 서구갑 지역은 부의장·기획총무위원장·사회도시위원장을 맡고 후반기에는 이와 반대로 원 구성을 추천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당내 결정이지만 공직 후보 선출 과정에 전·후반기 의장단을 나누거나 일부 지역 의원들만을 상대로 경선했다면 헌법이 보장한 기회균등의 원칙과 지방자치법, 선거법 등에서 보장한 선거권, 피선거권의 박탈로 위법성이 있다는 취지다.
당시 최다선으로 의장 직무를 대행한 김 의원은 민주당 의장 후보에게 입장 발표를 요구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당내에서 결정한 일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할 법적 근거가 없다. 임시 의장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3번째 본회의를 열어 당 소속 의장·부의장을 선출해 의장단을 꾸렸다.
김 의원은 원 구성 전반이 위법하다며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재판부는 "민주당 의원들이 무소속·소수당 의원과 협의하지 않고 사실상 원외에서 의장단을 미리 구성하는 행위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가할 수 있으나 이를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지방자치법은 의장·부의장을 무기명 투표로 선출하도록 규정할 뿐, 원내 합의로 의장단을 구성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원들은 자유로운 의사 결정을 통해 당내 의장단 경선에 직접 출마하거나 당내 의장단 경선 투표에서 기권을 할 수도 있다. 의장 등의 선거에서 소속 정당이 내부적으로 결정한 후보자 외의 사람에게 투표하는 방법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할 수도 있다. 정당 내부의 불필요한 과열·갈등을 막기 위해 의장 후보자를 선출하는 행위가 대의민주주의를 훼손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대화·타협의 노력에도 의사가 합치되지 않았다면 다수결 원칙을 따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원고의 (민주당 내부 의장 후보 결정에 대한) 입장 발표 요구는 의장 선거를 실시할 직무에 관한 의장 직무 대행의 권한을 벗어났다. 의장 대행이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지방자치법상 차순위 의원이 직무를 대신할 수 있다. 의정 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차순위 의원이 의장단 선거를 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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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 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