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서에 허위의 취득세, 재산세 감면 혜택 담아
원고, 해당 토지로 이전…24억원 매매계약 체결
세제 혜택, 창업·신설 기업에만 주어져…원고 제외
허위·과장 광고 했다며 피고 상대 손해배상 청구
기업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세제 혜택을 홍보했다면 허위·과장 광고와의 구체적 인과관계를 따져 손해액을 산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원고 A씨가 사업 시행자 B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B사는 원주시와 공동으로 지식산업용지 개발사업을 시행하게 됐으며, 지난 2016년에는 분양 안내서를 작성해 이를 배포했다. 해당 안내문에는 입주 기업에 대한 지원 혜택이 담겨있었다.
구체적으로 입주 기업에 15년간 취득세 100% 감면, 5년간 재산세 100% 감면, 이후 3년간 50% 감면된다고 적혀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관계의 경색으로 개성공단에서 공장을 철수하던 A씨는 원주시의 해당 토지를 매수해 공장을 이전하기로 계획하고 24억원의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기업도시개발 특별법'에 따르면 취득세와 재산세 혜택은 창업하거나 사업장을 신설하는 기업에만 주어지고 이전 기업은 해당 대상이 아니었다. 이를 뒤늦게 알게 된 A씨는 허위·과장 광고를 했다며 B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했다.
1심은 B사의 기만적인 표시·광고 행위는 오인할 가능성이 높다며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2심은 부당한 광고를 인정하면서도 A씨가 법률상 당연히 납부해야 하는 세금을 낸 것뿐이라며 B사의 손을 들어줬다. B사의 설명 유무를 떠나 원고의 재산상태에는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다시 뒤집으며 A씨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피고는 입주 기업에 대한 취득세와 재산세 감면 혜택을 주된 내용으로 강조했고, 입주를 고려하는 기업에는 해당 내용이 주요한 고려요소가 됐을 것"이라며 "전문가가 아닌 당사자로서는 광고 내용을 그대로 신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분양안내서의 허위·과장의 정도, 그것이 매매계약의 체결 여부 및 매매대금 결정에 미친 영향 등 간접사실들을 종합해 피고의 허위·과장광고와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원고의 손해액을 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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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 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