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 바꿔 다시 영업…실질 폐업은 공고 3분의 2 수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KISCON 폐업사유 분석
올해 1분기 공고 939건 중 600건만 실질 폐업
실질 폐업도 지난해 4분기 이후 증가세 기록

최근 건설업 폐업 관련 상세 실태 분석 결과 실질 폐업은 폐업 공고 현황의 3분의 2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실제로 폐업한 기업 수도 지난해 4분기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건설업계의 불안감도 점점 커지고 있다.



28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KISCON 건설업 행정공고 상 폐업 신고된 건설기업(개인·법인)의 사업 계속 영위 여부를 개별 기업의 폐업 신고 사유 분석과 KISCON 건설업체 정보조회, NICE평가정보 민간기업 DB 등을 종합해 전수조사한 결과 상당수 기업이 건설업 활동을 계속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1분기 KISCON 건설업 행정공고 상 폐업 신고 공고 현황에는 최근 5년 내 가장 많은 건설업 폐업 신고(939건)가 공고돼 있지만 실제로 폐업한 기업 수는 600개 수준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격차는 회사 도산 등 경영악화로 인한 사업 포기에 따른 폐업 외에도 보유 업종 중 일부 업종만 폐업 신고하거나, 업종 전환등록 등 실제 사업은 계속 운영되고 있지만 폐업으로 공고되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영준 미래산업정책연구실장은 "건설업 폐업 신고 시 폐업 사유에 대해 정형화된 유형 구분이 없고, 자유롭게 기재하도록 돼 있어 정확한 통계를 도출할 수 없다"면서도 "제출된 폐업 사유에 대한 내용 분석 결과 대표적 폐업 사유인 경영 위기에 따른 사업 포기 외에도 최근 건설 업역 및 등록기준 관련 제도 변화와 사업 대표자의 개인 사유 등이 최근 주된 폐업 원인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2021년 건설생산체계 개편에 따른 종합건설과 전문건설업 간 상호시장 진출 허용으로 기존 업종 반납 및 상대 업역 면허 신규 취득 ▲28개 전문건설업종 대업종화로 크게 14개 업종으로 개편되면서 기존 복수 면허 일부 반납 증가 ▲국토교통부 및 지자체의 페이퍼컴퍼니 상시단속에 따른 폐업 ▲2024년 업종 폐지가 예정된 시설물유지업 관련 폐업 ▲2019년 '주택법' 개정 이후 분양대행업자의 건설업 면허 반납 확대 ▲대표자 사망에 따른 상속 포기 등으로 인한 면허 반납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연구실장은 "올해 건설업 폐업 급증을 주된 내용으로 한 언론보도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고 이를 근거로 건설업 위기론이 산업 내뿐만 아니라 대국민 여론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지만 실제 현황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폐업 증가를 이유로 산업 위기론 확대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러한 격차를 고려하더라도 건설업계 실질 폐업 수가 지난해 4분기 이후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는 점은 여전히 건설업계에 불안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사 결과 지역별로는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제주, 세종, 울산, 부산 순으로 실질 폐업 기업이 늘어났으며, 업종별로는 종합건설업은 전남·경북·경기, 전문건설업은 울산·부산·충남 순으로 증가했다. 특히 폐업 기업 수는 경기와 서울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연구실장은 "통상 일정 수준을 유지하던 건설업 폐업이 실제 지난해 4분기 이후 증가하고 있고, 증가 업종 대부분이 민간 주거 및 비주거공사를 수행하는 건축공사 관련 업종에 집중되었다는 점을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며 "건설산업이 흔들리면 국가 경제 전반의 침체로 확대될 수 있기에 선제적 대응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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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