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양당 반대 이유로 하나의 당이 되긴 어려워"
진보당 통합에는 "인위적 과정보다 신뢰 쌓아야"
정의당이 25일 노동·녹색 정치세력을 중심으로 한 제3정치세력과의 연대·통합을 통한 재창당을 선언했다. 다만, 중도 기반 제3지대에서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금태섭·양향자 신당과의 통합에는 선을 그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제 정의당의 경계를 더 넓게 확장하고, 더 깊게 아래를 향해야 한다. 정의당이 추구하는 사회비전에 동의하면서 더불어 기득권 양대체제를 뛰어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진 분들이나 세력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특히 노동과 녹색 정치세력을 중심으로 다양한 시민사회와 제3정치세력들과의 통합과 연대를 모색할 것"이라며 "정의당이 어제 결정한 신당 추진은 그러한 세력들이 가시화되고, 우리의 기준에 부합되는 정치세력이라면 통합이나 합당을 통해 새로운 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라고 강조했다.
정의당은 전날 전국위원회를 열고 제3정치세력과의 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재당창 노선을 결정했다. 앞서 정의당은 지난 2월 11일 전국위원회를 통해 재창당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재창당 준비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제3정치세력과의 신당 창당을 모색하면서도 무분별한 연대·통합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금태섭·양향자 신당과의 통합에는 거리를 두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거대양당을 반대한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세계관을 공유해야 하는 하나의 당이 될 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면서도 "정의당이, 진보정치가 무너지면 일하는 시민들이, 사회적 약자들의 삶들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신창 창당 범위가 금태섭·양향자 등 제3지대를 포함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최근 여러 신당들에 대한 논의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아직까지 이 사회에서 어떤 가치와 비전을 갖고 변화시킬지에 대한 뚜렷한 내용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며 "그 분들이 이제까지 걸어온 길을 놓고 보면 그런 점에서 상당히 회의적 생각 갖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안철수, 유승민과 같은 정치인이 선거를 앞두고 창당했다가 명멸한 과정을 지켜봤다"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싫은 사람들은 다 함께 모이자는 식의 신당 추진 방식은 우리 국민의 삶을 해결하는 데 성과적인 정당으로 우뚝서기는 어렵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진보당과의 통합에 대해서는 "기존 하나의 당에서 분열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여러 아픔과 상처가 있었다"며 "그래서 인위적인 통합 과정보다는 이번 총선 과정에서 다양한 공동 공천 전략을 비롯한 공동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을 통해 신뢰의 토대를 하나하나 쌓아나가는 게 필요한 시점이라 보고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연대·통합 세력에 대해서는 "크게 3가치 축으로 생각한다"며 "노동시민사회 안에서 기존의 노동조합이 보다 폭넓은 사회 연대의 역할로 나아가야 한다는 노동세력, 녹색당을 포함한 기후정치 세력, 지역소멸에 대한 위기감을 갖고 있는 로컬파티와 같은 분들"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회.행정 / 허 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