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전기사용신청 폭주…수도권 전력난 심화
최근 수도권 내 전력 공급 부족으로 건설 공사가 중단될 위기에 빠지면서 전력난으로 인한 공사 차질 및 공기 지연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A업체는 최근 수도권 내 개발을 위한 건축허가접수 이후 한국전력공사에 전기 공급을 신청했지만, 불가 통보를 받았다. 이후 A업체는 전기 사용 신청 용량을 최소한으로 줄여 재접수했지만, 전기 공급을 제때 받을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부동산 개발 사업 자체가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
A업체 관계자는 "전기 부족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의 순항을 위한 증표인 ‘건축허가’가 나오지 않아 착공할 수 없게 되면 브릿지대출 및 PF로 조달한 사업장들은 이자 부담이 가중된다"며 "지금까지 전기 공급을 받지 못해서 인허가상 문제가 발생한 경우는 한 번도 보고 들은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수도권에 대규 전력을 소모하는 데이터센터가 집중되면서 전력난이 발생했다는 건설업계 주장이다. 최근 수도권 내 데이터센터들의 전기사용 신청이 폭증하면서 민간 사업지에 공급할 전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국내 데이터 센터 입지의 60%, 전력수요의 70%가 수도권에 몰려있다. 중부권, 호남권, 영남권 등은 전력자급률이 100%를 넘는 반면, 경기도 전력자급률은 58% 수준에 그친다.
실제 최근 수도권 곳곳에서 전기 공급을 받지 못해 착공을 못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보니, 건설업계는 피해가 더욱 확산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건설업계는 한전이 수도권의 전기 부족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행정을 펼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전이 애초에 전기 공급 및 할당에 대한 체계적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전은 지난 몇 년 간 수도권에 전기 사용 신청이 몰려 공급 계획이 순차적으로 잡힌 상황에서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전 관계자는 "현재 데이터센터들의 전기사용 신청 접수가 폭증하고 있다"며 "(전기 추가 공급을 위한) 설비 보강은 향후 장기 계획에 반영해 순차적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임시로 선로를 끌어 공급하는 방안 등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소위 '전기 알박기' 행태도 전력난을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개발업계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한 전기 사용을 신청해 공급을 확정받은 뒤 '전기 프리미엄'을 얹어 사업권을 넘기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작 전기가 필요한 민간 사업자들에게 공급할 전기가 더 부족해지는 상황이 초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한전 측은 "사업자가 바뀌더라도 예정 시기에 해당 사업장에 전기 공급을 하는 것은 변함이 없어 이를 사전에 파악하거나 대응할 현실적인 방안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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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