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로·농경지 곳곳 물바다…134명 집 떠나 대피

중대본 집계 "시설 피해 규모 더 늘 수도"
인명피해는 추가 없어…오늘도 폭우 계속
오전 총리 주재 호우 대처상황 점검회의

전국에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침수·정전 피해가 속출했다. 날이 밝으면 피해 신고 건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국 대부분 지역에 돌풍·천둥·번개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4일 오전 6시 기준 집을 떠나 안전한 곳으로 일시 대피한 인원은 6개 시·도 21개 시·군·구 65세대 134명이다.

전날 오후 11시 기준보다 5개 시·군·구 23세대 49명이 더 늘었다. 이 중 44세대 104명이 여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 37세대 77명, 부산 13세대 20명, 경기 6세대 26명, 광주 4세대 4명, 경북 3세대 4명, 인천 2세대 3명이다.

현재까지 접수된 인명 피해는 실종 1명, 부상 1명이다. 지난 11일 부산 사상구 학장천 주변에서 실종된 68세 여성이 사흘이 지나도록 발견되지 않고 있고 지난 13일 전남 보성에서 도로 비탈면 유실로 팔목을 다친 남성은 아직 입원 중이다.

경기 여주 소양천 주변을 산책하다 실족사한 75세 남성의 경우 호우가 아닌 '안전 사고'로 분류해 인명 피해 집계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소방 당국은 중대본이 가동된 지난 9일부터 현재까지 5건 8명의 인명을 구조했다. 도로 장애물 제거와 간판 철거 등 681건을 안전 조치하고 218개소 570t의 배수 지원을 실시했다. 간 밤에는 침수 지역에서 신속히 물을 퍼내 인명을 구하기 위해 4만5000ℓ급 대용량포 방사시스템 1기를 수도권에 전진 배치했다. 3만5000ℓ급 1기는 경북·울산 권역에 대기시킨 상태다.


시설 피해는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집계 중이어서 그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파악된 공공시설 피해는 도로 비탈면 유실 3개소, 도로 축대 붕괴 1개소다.

사유시설로는 주택 침수 7채, 차량 침수 10대, 담벼락 붕괴 2개소, 어린이집 천장 일부 파손 등이 있다.

농작물 134.2ha와 농경지 0.3ha가 물에 잠기거나 매몰됐다. 양식장 파손, 과일 떨어짐, 벼 쓰러짐 등 농·축·수산업 분야 피해는 날이 밝으면 본격적으로 집계된다.

정전 피해도 잇따랐다. 서울 도봉구에서 2123세대가 한 때 전력이 끊겼다가 복구됐고 서대문구에서는 2000세대가 정전돼 복구가 진행 중이다. 경북 상주·의성·포항 756세대 및 9개 점포, 부산 연제·수영 5220세대, 전북 완주 620세대도 전기 공급이 끊겼었다.

문화재 피해 역시 속속 보고되고 있다. 천연기념물 5건, 사적 4건, 국가민속문화재 2건, 국가등록문화재 1건, 명승 1건 등 13건이 폭우로 피해 입어 응급복구를 끝냈다. 현재 문화재긴급보수사업 예산을 신청 접수 중이다.


지난 9일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경기 남양주 342.0㎜, 서울 320.5㎜, 인천 292.5㎜, 강원 춘천 272.5㎜, 충남 공주 239.5㎜, 전남 여수 225.0㎜ 등이다.

1시간 동안 내린 최대 강우량을 뜻하는 '시우량'은 서울 76.5㎜(11일 오후 3시53분), 부산 해운대 75.0㎜(11일 오후 4시11분), 강원 언주 69.0㎜(11일 오전 10시) 등으로 집계됐다.

현재 전국 대부분 지역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수도권을 중심으로 돌풍·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20~50㎜ 내외의 매우 강한 비가 올 것으로 예보돼 더 걱정스럽다.



오늘 15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경기 남부와 강원 남부 내륙·산지, 충청권, 전북, 경북 북부 내륙은 80~200㎜(많은 곳 300㎜ 이상), 서울과 인천, 경기 북부, 강원(남부 내륙·산지 제외), 전남권, 경상권(경북 북부 내륙 제외)은 30~100㎜(많은 곳 200㎜ 이상, 제주도 5~60㎜이다.

현재 15개 국립공원 407개 탐방로가 통제되고 있다.

도로 75개소, 하천변 691개소, 둔치주차장 167개소, 숲길 88개소 등도 통제 중이다.

특히 서울 전역에 쏟아진 많은 비로 중랑천 수위가 상승하면서 14일 오전 4시10분 동부간선도로 전 구간(수락지하차도~성수JC) 출입이 통제됐다. 오전 4시50분부터는 팔당댐 방류량 상승에 따라 잠수교 차량통행 역시 전면 통제됐다. 오전 5시30분 기준 팔당댐은 초당 9000톤 이상의 물을 한강에 방류 중이다.

신안군 남강~가산항로를 잇는 여객선 1척도 기상 악화로 운항이 통제됐다.

정부는 이날 오전 8시30분께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호우 대처상황 점검회의를 갖고 피해 현황 및 대처 계획을 살필 예정이다.

중대본 관계자는 "기상 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주요 강수 지역에 대한 철저한 안전 관리를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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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종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