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투척' 日선박 꼼짝마'…보성어민들, 해상서 학익진 퍼포먼스

어선 150여척 동원…"국제해양재판소에 제소해야"

전남 보성 어민들이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내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을 규탄, 대규모 해상 집단 시위를 펼쳤다.



전국어민회총연맹 보성군연합회는 26일 오후 전남 보성군 회천면 수협위판장 앞 바다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해상 집단 행동을 벌였다.

어업인들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결사반대',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방류 반대한다', '수산업 보호대책 마련하라', '바다는 핵 쓰레기장이 아니다', '바다야 미안해' 등이 적힌 대형 현수막을 선창과 선박 등지에 내걸었다.

크고 작은 어선 등 150여 척은 앞바다로 나가, 일본 욱일기를 단 선박(가상 일본 정부 선박)을 에워쌌다.

이내 대형 욱일기를 단 바지선이 붉은 연막과 함께 '핵 오염수' 표지가 붙은 간이부표 120개를 바다에 던졌다.

어선들은 주변에서 큰 원을 그리듯 포위·저지망을 짜, 바다 위에 뜬 '핵 오염수' 모형 부표가 멀리 떠내려가지 않도록 했다.


이후 임진왜란 당시 명량대첩 승전을 이끈 조선 수군처럼 어선 12척이 학익진 형태로 둘러싼 뒤 '오염수' 모형을 건져 올렸다.

수거한 '핵 오염수' 모형은 바다가 아닌 육지에 보관하라는 의미로 가상 일본 선박에 되돌려줬다.

앞서 포구에서 열린 집회에서 어민들은 일본 정부의 무책임한 방류 결정을 강력 규탄했다.

장동범 어민총연맹 보성군연합회장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로 수산물에 대한 불신이 확산돼 소비가 급감, 수산업 존립을 위협하고 있다. 인간이 갖고 있는 이 얄팍한 과학 수준으로 100년, 200년도 갈 수 있는 해양 투기의 잠재적 위험을 추산할 수 있느냐"고 역설했다.

이어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바다는 우리 것이 아닌 미래세대, 영원히 공생해야 할 인류에 가장 큰 자원이자 자산이다"라면서 결사 반대 의지를 다졌다.

그러면서 "정부는 일본의 핵 오염수 해양 투기에 대해 국제해양재판소에 제소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집회 참여 어민들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이 준비하고 있는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 헌법 소원 청구인 신청 서명에도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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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외전남 / 손순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