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헬멧 허위검사에 20년된 방탄복' 활용…방탄물자 관리와 성능 '부실'

감사원, 방탄물자 성능 검사·운영실태 감사
방탄헬멧 납품 후 검사…검사 허위 작성
해군·해병대 방탄복, 해수방수 성능 미흡

감사원이 8일 방탄물자의 요구성능, 계약·품질검사 및 군 운영실태를 점검한 결과 방탄헬멧 검사를 허위로 작성하고 20년된 방탄복을 여전히 작전에 활용하는 등 방탄물자 품질검사의 부당 처리와 방호성능 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방사청은 2021년 11월 A회사와 경량방탄헬멧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육군본부는 국가재난·해외파병 지원 등 긴급 소요일 때가 아닌데도 예산 불용방지 등을 위해 방사청에 선납품·후검사를 요청했고, 방사청은 이를 승인했다.

또 육군군수사령부 소속 D씨는 A회사가 경량방탄헬멧에 부착된 벨크로를 제거한 후 방탄성능시험을 해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는데도 시험기준과 절차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벨크로를 제거하지 않은 채 시험을 하도록 지시했다.

시험을 실시한 미국 방탄성능 시험기관(NTS)은 헬멧 외부에 벨크로가 부착되어 충격흡수력(함몰깊이) 측정이 불가하다는 이유로 해당 항목을 측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D씨는 상급자에게 방탄성능의 모든 항목이 충족하는 것으로 보고하고 시제품의 충격흡수력 값을 완제품의 측정값인 것처럼 완제품 검사 결과서를 허위로 작성한 후 품질검사 결과를 적합으로 판정해 육군본부에 보고했다.

이에 감사원이 NTS에 의뢰해 경량방탄헬멧의 충격흡수력(함몰깊이)을 측정한 결과, 일부 시험시료에서 군 요구성능에 미달됐다.

해수 및 파편탄에 대한 방탄복의 요구성능이 미흡한 사례도 확인됐다.

국방부는 각군 부대별 임무를 고려해 일반 장병은 담수방수 기능만 있는 방탄복 I형을 보급하는데, 해상 및 상륙작전으로 해수에 상시 노출되는 해군과 해병대의 방탄복(I형)은 해수방수 기준을 포함해 구매요구서를 작성해야 하나 관련 기준이 미비한 실정이다.

이에 해수처리한 방탄복 I형의 방탄성능을 점검한 결과 해수방수 성능이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해군은 2001년 이후 파편탄 방호기준을 개선하지 않고 현재까지 470㎧를 그대로 적용하고 있는데, 방탄복 I형의 파편탄 기준(560㎧ 이상)에 미충족되는 등 방탄복 I형 대비 위력상 30% 정도가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는 방탄물자의 내용연수를 불합리하게 길게 설정하거나 수명까지 방탄성능 유지 여부를 점검하지 않았다.

국방부는 방탄물자의 소재 및 군 운영환경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반물자를 대상으로 하는 조달청 내용연수 고시 등을 근거로 방탄물자의 내용연수를 9~15년으로 설정했다.

각군에 방탄물자를 보급한 이후 방탄물자 신뢰성 평가 등 성능 유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지 않고 육안검사만 수행 중인 점도 발견됐다.

이에 감사원이 노후 방탄물자를 각군으로부터 무작위로 회수하여 확인한 결과 보급된 지 20년이 지난 부력방탄복이 여전히 작전에 활용되는 등 방탄성능이 의심되는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감사원이 이 방탄물자에 대해 방호성능을 점검한 결과, 시험시료 상당수가 군 요구성능 기준을 미충족했다.

감사원은 국방부 등에 해수침투 저항에 요구되는 성능기준과 파편탄 요구성능을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조치하고, 방탄물자의 방호성능 유지 관리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D씨에 대해서는 징계(정직)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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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