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김기현 "신파극 연출에 국민 아연실색할 지경"
야 박광온 "4번째 검찰 조사…참으로 잔인한 시대"
여당은 17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비리혐의자라고 몰아세웠다.
반면 민주당은 정치적인 계산이 담긴 수사라는 주장을 펼치면서 맞섰다.
◆여 "뭐가 그리 자랑스럽나…특권층이 폭리 취한 것"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를 향해 "검찰청 앞에서 희생제물, 탄압 운운하며 신파극을 연출하는 비리혐의자 모습에 상식을 가진 국민은 아연실색할 지경"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권력형 토건비리 범죄 혐의자가 조사받으러 검찰청에 출석하는데 마치 영웅이 개선하는 듯한 모습"이라며 "항일독립운동을 한 것도 아니고 민주화운동을 한 것도 아니고 대한민국 산업화에 기여한 것도 아닌데 뭐가 그리 자랑스러운지 의아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드라마틱한 신파극을 연출하려 자신을 마치 사이비 종교 교주쯤으로 여기는 사람들에게 일찌감치 집결 지령을 내리기도 했다"며 "당원들에게 서한을 보내고 심지어 비리 혐의로 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국회의원에게까지 읍소하는 코미디가 있었다"고도 짚었다.
이번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을 민관이 합작한 대규모 권력형 토건개발 비리 사건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 대표의 성남시장 선거 당시 선대본부장을 지낸 최측근이 이미 로비스트로서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구속됐고, 민간업자가 수천억의 천문학적 특혜를 취했다"며 "그 과정에서 서민용 임대아파트 비율은 대폭 축소됐다. 결국 서민의 보금자리를 빼앗는 방법으로 특권층이 폭리를 취한 게 이 사건의 실체"라고 주장했다.
또 "이런 일들은 이재명 당시 시장의 개입 없이는 이뤄지기 불가능하다는 게 상식"이라며 "비리를 몰랐다면 무능한 지도자이고, 알았다면 단군 이래 최악의 권력형 토건비리 주범이며 무기징역에 해당할 수 있는 중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대출 정책위 의장도 "오늘 검찰청 앞에서 한바탕 벌인 피해자 코스프레는 무죄 위장쇼를 방불케 했다"며 "여론몰이를 통해 검찰 수사를 압박해보겠다는 뻔한 의도일테지만 이 대표가 스스로 밝혔듯 가리고 또 가려도 진실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대한민국 제1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인한 국민적 피로감이 너무 크다"며 "거대 의석을 가진 민주당의 무자비한 방탄이 아니었다면 이 대표는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통한 법정구속으로 영어의 몸이 돼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야 "집요하게 수사 끌어…총선까지 끌고 갈 것"
야당에서는 이번 검찰의 조사에 정치적인 의도가 담겨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이 대표의 검찰 출석에 대해 "국민은 수사가 아닌 정치를 본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오늘 이재명 대표가 4번째 검찰 조사받는다. 참으로 잔인한 시대"라며 "정권 바뀐 뒤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수사를 집요하고 지리하게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은 이 상황을 총선까지 끌고 갈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을 향해서는 "명백한 증거와 사실관계 바탕으로 수사하고 더 이상 지리하게 끌지 말고 신속하게 마무리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의당도 비슷한 취지의 입장을 밝히면서 검찰을 비판했다.
김희서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가 오늘 또 검찰 조사를 받는다"며 "국회 제1당 야당 대표의 네 번째 소환"이라고 말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정치와 민생이 소멸되고 정쟁과 진영적 동원만 난무하는 이 상황이 한국 정치의 불행이자 국민적 불행임을 직시한다"며 "이 과정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모든 정치적 시도를 단호히 배격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검찰을 겨냥해서는 "의혹 규명은 지지부진하고 정치적 퍼포먼스만 빈 수레처럼 요란한 상황에서 검찰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분명히 지적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반복되는 검찰의 소환과 구속영장 청구가 진실의 규명보다는 정권의 정치적 목표에만 따르는 정치검찰의 모습이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에 이번에도 검찰이 제대로 답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국민적 역풍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회.행정 / 허 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