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 40% 상당의 송객수수료를 여행사 하위의 도관·폭탄 업체를 통해 허위세금계산서를 발급받은 후 부가가치세 505억원 상당을 포탈한 여행사 운영자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부장검사 이일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허위세금계산서 교부 등) 등 혐의로 중국계 한국인 A(42)씨, 중국인 B(36)씨, 중국인 C(34)씨 등 3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2차 폭탄업체 실업주 중국계 한국인 D(30)씨 등 3명은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김치프리미엄을 노린 불법 가상자산 거래 사건으로 지난해 12월 구속기소된 바 있다.
A씨는 갑 여행사를 운영하며 2021년 4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2개의 1차 도관업체로부터 공급액 합계 5058억원 상당의 허위 세금 계산서 653장을 발급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을 도관업체를 운영하며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면세점 코드업체 여행사에게 공급액 2978억원 상당 허위계산서 470장을 발급하고 2차 폭탄업체로부터 공급액 6160억원 상당 허위 세금계산서 138장을 발급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D씨 등 3명은 10개의 2차 폭탄업체를 운영하며 1차 도관업체에게 공급액 8889억원 상당 허위 세금계산서 193장을 발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고인들은 면세점 코드여행사의 2021년 1기분 부가가치세 약 5억원, 2021년 2기분 부가가치세 약 211억원, 2022년 1기분 부가가치세 약 187억원, 2022년 2기분 부가가치세 약 102억 원을 각각 포탈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면세점으로부터 지급받은 송객수수료는 중국인이 바지사장인 폭탄업체로 모두 모은 후 현금과 수표로 전액 인출했다. 바지사장을 출국시킨 후 해당 폭탄업체를 폐업하는 수법으로 조세포탈 범행을 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폭탄업체는 대략 3개월마다 폐업하고 다시 새로운 법인을 설립하는 행위를 반복했고 명의상 대표들은 법인 설립 직후 모두 중국으로 출국했다. 결국 세무조사나 수사가 진행되더라도 피고인들의 존재는 전혀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명의상 대표들은 모두 출국하고 법인에 남아있는 자산은 전혀 없어 부가세 징수가 불가능하게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송객 수수료는 여행사가 면세점 방문객을 송객해주는 대가로 면세점이 여행사에 지급하는 금원을 말한다. 2017년께부터 중국의 사드(THAAD) 보복의 영향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자 면세점은 매출 증진을 위해 송객수수료 인상 경쟁을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급락하자 면세점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중국인 구매대행업자의 면세품 구매 유치에 노력했다. 구매대행업자의 방문을 알선한 여행사에게 매출액의 40%에 달하는 송객수수료를 지급하는 출혈경쟁이 이어졌고 2021년 기준 약 3조9000억원 상당의 수수료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면세점은 송객 계약을 체결한 '코드 여행사'에게 코드 번호를 부여하고 코드여행사가 모집한 구매자가 코드 번호를 제시하면서 면세품을 구매하면 추후 면세점이 송객수수료를 정산해 코드 여행사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코로나19 이후 송객수수료 거래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며 점조직 방식으로 은밀하게 이뤄진 부가가치세 포탈 범행의 전모를 최초로 명확하게 밝혀낸 검찰은 불법 외환 송금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면세점이 여행사에 지급하는 거액의 송객수수료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여행사가 조직적으로 포탈하고 있다는 단서를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피고인들은 중국계 한국인, 중국인으로서 대포폰을 사용하며 범행 관련 대화는 위챗에서 중국어로만 하고 조사를 받을 때도 사전에 진술을 맞춘 대로 중국으로 도주한 바지사장들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등 철저하게 수사, 세무조사에 대비했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논란이던 송객수수료와 관련한 막대한 부가세가 포탈돼 온 사실을 처음으로 밝히고 교묘하게 숨어 우리나라 혈세를 도둑질한 범행의 실체를 밝혀 범행을 주도한 주범들을 엄벌에 처한 최초 사례다"며 "관할 세무서에 수사자료를 송부하며 피고인들의 조직적인 조세 포탈 사실에 대해 고발요청을 해 이를 통보했는 바 향후 피고인들이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도록 공소 유지에도 만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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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