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시체육회 갈등, 시장이 나서 재발방지대책 마련 촉구
경기 오산시의회가 오산시체육회장과의 갈등이 확산된 가운데 진퇴양란에 빠진 모양새다.
보조금단체인 시체육회에 대한 직접적 감사권한 등이 없는 시의회가 시체육회장을 압박할 묘수마련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은 이권재 시장의 역할론과 본회의 안건 통과 등을 거듭 강조하며 시장 책임론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시장을 향해 체육회장의 사과와 재발방지대책 약속 등을 대안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시의회의 이같은 입장은 시체육회장이 지난 9일 열린 시민의날 행사장에서 시의회 관련 발언을 한 것이 발단이 됐다.
시의회는 지난 11일 시체육회장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자진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고 시체육회장은 이에맞서 지난 13일 시청 로비에서 반박 입장문을 발표하자 시의회는 항의하며 무기한 정회를 선포했다.
이에 시장은 시의회의 무기한 정회를 비판하며 "시의원에 대한 대우를 하지 않겠다" 등의 발언으로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런 상황속에 시의회는 18일 '오산시장 및 체육회장 오산시의회 비하 등 일련의 사태에 관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시의원들은 "시장이 정녕 시민을 위한다면 연일 보도자료를 내며 시의회를 압박할 것이 아니라 본인의 위치에서 질 수 있는 책임을 지면 된다" 며 "의회의 예산 심의권을 무시한 체육회장의 진실한 사과를 이끌어내고 시장으로서 재발방지대책을 약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석을 앞두고 시민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릴레이 현장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시장의 적절한 조치가 하루빨리 이루어져 본회의를 개최하여 심의한 안건들을 통과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압박했다.
이어 "현재 지역사회가 분열과 갈등으로 다다르고 있는데도 오산시 시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방관하고 묵인하고 있는 이권재 오산시장에게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서운함을 나타냈다.
성길용 의장은 "시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보조금 단체인 체육회가 오산시의회의 적법한 예산 삭감 절차를 연일 비하 및 폄하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오산시장은 일련의 모든 사태의 책임을 오로지 시민의 대의기관인 오산시의회에게만 떠넘기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오히려 이런 형국을 기다렸다는 듯이 언론을 통해 시의회를 압박하고 공격해 시의회를 고립시키고 정작 본인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의 책임론과 관련해서는 "시장 본인은 아무런 책임이 없다며 체육회와 시의회의 갈등으로만 몰고 가는 가운데 다시 한번 묻고 싶다" 며 "연간 약 8억 원의 시민 혈세로 운영되는 오산시체육회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이 정녕 없다고 생각하는가"라고 지적했다.
시장의 시체육회장 동조론도 제기했다.
성 의장은 "지난 13일 제258회 임시회 본회의 당시 체육회장이 시의회를 재차 비하하고 예산의결 과정을 압박하는 기자회견을 시청사에서 진행했다" 며 "이과정에서 체육회장이 오산시 재산인 음향시설과 발언대 사용이 시장의 암묵적인 동의 없이 이루어질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시의 재산을 허락도 없이 무단으로 사용했다면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져야 하지 않는가" 라며 "결국 체육회장의 이러한 행위는 모두 시장의 묵인하에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며 나아가 오히려 부추키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권재 시장에 대한 발언과 행동도 문제로 지적했다.
성 의장은 "시장은 본질을 호도하며 오히려 본회의장에서 “오산시의회로써 존재 가치가 없다”, “내일부터 모든 시의원들에게 시의원 대우를 하지 않겠다.” 등의 도에 넘는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의를 반영한 선거를 통해 선출된 시의원을 본인의 권한으로 시의원으로 대우하지 않겠다고 하니 체육회장과 똑같이 시의원을 선출한 시민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도 지키지 않는 행위"라고 이어갔다.
지난 16일 오산시 주최 청년의날 행사장에서 의장 축사가 누락한 것도 문제시 삼았다.
성길용 의장은 "시의회 괸련 발언이후 오산시의회 의장의 축사를 의도적으로 누락시켜 행사 의전상 물의를 일으킨 것은 시의회를 직접적인 압박을 가한 것"이라며 "이는 오산시장이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인 의회 민주주의를 무시한 처사이며 오산시민의 민심을 짓밟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장이 정녕 시민을 위한다면 연일 보도자료를 내며 시의회를 압박해서는 안된다" 며 "시장의 적절한 조치가 하루빨리 이루어져 본회의를 개최하여 심의한 안건들을 통과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공직사회의 반응은 냉담하다.
이런 상황속에 시가 보조금 지급단체라는 이유로 사무감사를 벌이는 것 또한 시체육회를 압박하는 것으로 내비쳐질 수 밖에 없는 만큼 직접적 행위는 무리라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시체육회 관련 예산 압박 또한 내년 선거가 있는 만큼 정치인들이 쉽게 결정할 수 없을 것이란 판단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시의회가 직접적으로 보조금 단체 회장의 사퇴를 거론하며 압박한 것 자체가 무리였던 것" 이라며 "지금처럼 시장에게 책임지라고 할 것이라면 그 순간을 참고 시간이 지난 뒤 시 행정사무감사나 예산 편성시 압박하면 됐을 것을 시의회에서 앞뒤 안가리고 압박을 했으니 지금 문제는 시의회에서 시체육회와의 갈등을 풀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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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사회부부장 / 이형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