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 물질 노출 피해 증언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이 있는 함경북도 길주군 출신 탈북민들이 핵실험 이후 방사성 물질에 노출된 피해 사례를 증언했다.
제20회 '북한자유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20일 서울 광화문 센터포인트빌딩에서 열린 '길주군 탈북민들의 핵실험 피해 증언' 기자회견에는 이영란(이하 가명), 김순복, 남경훈 등 길주군 출신 탈북민이 증언자로 나섰다.
길주군에서 56년을 거주했다는 이영란씨는 아들을 결핵으로 잃었다.
이씨는 "다 밥 먹고 사는 집들이 결핵에 걸리니까 '별나다' 했는데 4년을 넘기지 않고 다 죽더라"며 "제 아들도 그런 병에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탈북 후 중국을 통해 북한에 있는 아들에게 돈을 보내 평양 병원에서 치료 받게 하려고 했지만 '길주군 환자는 평양에 한 발짝도 들일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는 "길주군 피폭 문제는 한두 사람이 아니라 길주군 전 주민의 문제"라며 "암 환자가 많아서 한 집 건너 한 집 꼴로 위암, 폐암, 췌장암 환자가 있고 한두달 있다가 다 죽는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핵실험으로 지진만 해도 몇십 차례 일어나서 암벽에 다 금이 가곤 했는데 비가 오면 핵실험 오염수가 그 사이로 흐른다"고 주장했다.
김순복씨는 "군인들이 오기 전에는 살기 좋은 마을이었는데 점차 결핵, 피부염 환자가 많아졌다"면서 "사람들은 '귀신병'에 걸렸다면서 무당을 찾아가고 했다"라고 밝혔다.
남경훈 씨도 "피폭 오염수를 마시면 안 된다는 걸 몰랐고 김정은이 핵 군사력 강화를 위해서 한다니까 눈 감고 귀 닫고 살 수밖에 없었다"며 "동네에 관절염 환자가 늘어나고 장애아들이 태어났다"고 말했다.
남씨는 "귀신병에 걸렸다는 말이 많았다"며 "방사능 피폭 가능성 보다는 고난의 행군으로 영양상태가 부족해서 태아에 영향을 미쳤다고 애써 구실 만들곤 했다"고 전했다.
통일부는 길주군과 그 인근에서 탈북한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방사능 피폭검사를 진행 중이며, 연내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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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