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직 상실형' 윤미향 판결 불복…검찰도 상고 검토

1심 '벌금 1500만원'보다 형량↑
횡령인정액 1700만원→8000만원
검찰 "여전히 무죄인 혐의 많아"

정의기억연대(정의연) 기부금 횡령 혐의로 2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윤미향 의원이 상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검찰도 상고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서부지검은 20일 "항소심에서 검찰의 주장이 상당 부분 받아들여졌다"면서도 "일부 무죄로 남아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판결 이유를 심도 있게 검토해 대법원에 상고 제기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 수사를 맡았던 이정배 울산지검 형사3부장은 "일부 무죄가 2심에서 유죄로 바뀌긴 했지만 여전히 무죄가 유지된 혐의가 상당 부분 있다"며 "횡령액 8000여만원이 유죄로 인정됐지만 2000여만원은 무죄가 유지됐고 각종 보조금과 기부금 관련해서도 무죄로 유지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마용주·한창훈·김우진)는 이날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윤 의원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가 대부분 혐의를 무죄 판단하고 일부 업무상 횡령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 1500만원을 선고한 것에 비해 형량이 크게 늘었다.

재판부는 "실제 보조금 사업에 진행된 사업비를 초과한 사업비가 청구돼 불필요한 국가 재정 지출이 초래됐다"며 "피고인들의 보조금 신청에 기망과 부정한 방법이 있었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1심은 윤 의원의 횡령 금액 중 1700만원만 인정했는데 항소심은 이보다 많은 8000여만원을 횡령했다고 봤다.

또 ▲여성가족부 국고보조금 관련 보조금관리법 위반 ▲김복동 할머니 장례비 모금 관련 기부금품법 위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자금 관련 업무상횡령 등 혐의를 추가로 유죄 판단했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 국고보조금 및 각종 후원금 모집과 관련한 혐의 상당 부분은 무죄 판단이 유지됐다.

재판부는 "윤 의원은 누구보다 기부금을 철저히 관리하고 목적에 맞게 사용해야 함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기대를 저버리고 횡령 범죄를 저질렀다"며 "시민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 큰 피해를 끼쳤고 금액에 대한 피해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윤 의원은 지난 30여 년간 인적·물적 기반이 열악한 상황에서 정대협 활동가로 근무하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피해회복 등을 위해 일해왔다"며 "윤 의원과 함께 일한 활동가 및 할머니 가족들이 선처를 호소하고 있는 점을 감안했다"고 양형 이유를 전했다.

윤 의원은 선고 직후 취재진에게 "2심 재판을 통해 무죄를 충분히 입증하려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상고해서 무죄를 다시 한번 입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지난 2020년 9월 보조금관리법 위반, 지방재정법 위반, 사기, 기부금품법 위반, 업무상 횡령, 준사기, 업무상 배임,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등 6개 혐의, 8개 죄명으로 기소됐다.

그는 2017년 11월부터 2020년 1월 사이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95)씨의 심신장애를 이용해 7920만원을 기부·증여하게 한 혐의 등을 받는다. 이 금액에는 길 할머니가 받은 여성인권상 상금 1억원 중 5000만원도 포함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향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면 윤 의원은 의원직을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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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