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인천·경기, 기후동행카드 거의 100% 동참할 것"

'잠실주경기장 대체 사용' 두고는 부정적 입장

서울시가 야심차게 내놓은 '기후동행카드'를 두고 인천·경기의 합류가 성공의 키워드로 떠오른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은 "동참할 것으로 확신한다. 안 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점쳤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북미 출장 중이던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진행한 동행기자단 간담회에서 "혹시 인천·경기가 원치 않을 경우 계속 기후동행카드를 이어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서울시는 지난 11일 월 6만5000원에 서울 시내 지하철, 시내·마을버스,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를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기후위기 대응과 고물가 시대 가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취지인데, 인천·경기가 동참하지 않아 해당 지역으로 출퇴근 하는 이들은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문제가 지적됐다.

이에 오 시장은 "시기와 시간의 문제일 뿐, 거의 100% 동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단언했다. 정책 발표 당시 "시범사업까지 4개월 남았으니 인천시, 경기도가 적극 호응해줘서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말보다 진일보한 발언이다.

서울시와 인천·경기는 이미 관련해 협의를 시작한 상태다. 이번 주에도 만남이 예정됐다.

합류 여건이 좀 더 까다로운 쪽은 경기다. 인천은 버스 준공영제를 실시하고 있어 결단만 내리면 사업 동행이 어렵지 않지만, 경기는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

오 시장은 "경기도는 10% 정도 준공영제가 된 것 같다. 도시마다 다 다르다. 지금 상황에서는 이게 큰 문제다. 경기도가 동참하더라도 도시별, 노선별로 달라질 수 있다"면서 "빠르면 (내년 1월) 시범사업부터 동참하는 곳이 생길 수도 있고, 6개월이나 1년 뒤 순차적으로 동참하는 형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 시장은 "시범사업부터 함께 꼭 해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은 여전히 아주 강한 희망사항"이라면서 "잘 돼서 되도록이면 인천은 물론 경기도의 많은 지자체가 내년 시범사업부터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보탰다.

최근 이슈로 떠오른 잠실 돔구장 건립시 대체 구장 사용 문제와 관련해서는 안전을 강조했다.

오 시장은 출장 첫 날인 지난 16일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를 방문한 후 잠실 돔구장 건립의 밑그림을 공개했다. 2026년 착공해 2031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하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LG트윈스와 두산 베어스는 공사가 이뤄지는 6년 간 안방을 비워야 한다. 두 구단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인접한 잠실주경기장 임시 사용을 원하고 있지만, 시는 안전 문제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야구계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주경기장 사용 불가를 결정했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오 시장은 "시는 야구계, 다시 말해 구단들·KBO와 매우 긴밀한 협의를 해왔다. 이건 분명한 팩트"라면서 "당초 돔구장으로 구상이 바뀌게 된 것도 야구계의 염원을 반영을 한 것이다. 처음부터 우리가 돔구장 구상을 갖고 있던 게 아니라는 건 다 알고 계실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협의가 없었겠나"고 주장했다.

돔구장 건립 기간 동안 일대는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단지 공사가 함께 추진된다. 사방이 공사장으로 변모하면 진출입로 확보를 1곳 밖에 할 수 없어 주경기장 사용이 힘들다는게 시의 의견이다.

오 시장은 "작년 이태원 참사를 겪지 않았다면 만연하게 생각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약간 경사진 하나의 출입로를 그냥 이용하자는 무리한 결정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면서, "야구가 끝나면 한꺼번에 1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이동한다. 그때 벌어질 수 있는 안전 대책은 정말, 굉장히 신경 써야한다. 어떤 스포츠 게임이 끝나더라도 동시에 문이 몇 개 4~5개 이상이 열려야 되는데 (잠실 주경기장은) 1개 내지 2개 정도다. 실무적으로 2개도 힘들다더라"고 했다.


잠실에 들어설 전시컨벤션센터는 전시면적 약 9만㎡로, 뉴욕 허드슨강 인근에 위치한 자비츠센터보다 1만㎡ 이상 넓다.

마이스 구상차 직접 자비츠센터를 방문했던 오 시장은 "그동안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몇 개 머릿속에 정리했다"면서 "시민들의 이용도를 높이고, 시민들이 어떻게 그 공간을 더 사랑하도록 만들 것이냐에 초점을 맞춘다고 보시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금까지 컨벤션 마이스 시설은 한마디로 말해서 그들만의 공간이다. 코엑스를 연상하면, 거기서 행사하는 사람들만의 공간이지 일반 시민의 공간은 아니다"라면서 "일반 시민들도 늘 즐기고, 이용하고, 방문할 수 있는 기능을 넣는게 굉장히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캐나다 몬트리올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본부에서 만난 살바토레 샤키타노 ICAO 이사회 의장에게는 김포공항 일대 고도제한에 따른 지역 주민들의 고충을 설명했다고 소개했다.

ICAO는 1947년 국제민간항공 항공기술·운송·시설 등의 발전·증진을 위해 설립된 UN산하 전문기구다. ICAO는 1951년 제정 후 지금까지 적용 중인 항공 관련 규정 개정을 위해 현재 안전성 평가 및 고도제한 완화 연구조사를 진행 중이다.

계획대로라면 ICAO는 2025년까지 이사회에서 의결하고, 2028년부터 새 규정을 시행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기존 항공기 안전운항을 위해 건물 등 장애물의 생성을 획일적으로 엄격히 규제했던 제한표면(OLS)이 금지(OFS)·평가(OES) 표면으로 이원화된다.

오 시장은 "타임 스케줄을 더 앞당길 수 없는지에 대한 희망 사항을 말씀드렸는데 이곳에 가입된 나라가 190여개국이다. 우리가 요청을 한다고 해서 바로 그렇게 하겠다는 답변을 얻을 수는 없다. 충분히 이해한다 정도의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평가구역은 융통성이 생긴다. 그 융통성을 각자 그 나라, 그 도시 사정에 맞춰 운용할 수 있도록 바뀌는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내용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2025년까지 정하겠다는 것인데, 어떻게 하면 조속히 시행하느냐는 우리의 노력에 일정 부분 영향이 있을 것 같다"며 관련 국내법 개정 가능 여부를 국토교통부와 논의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매물이 거의 나오지 않아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 선도사업 일환인 세운상가 개발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두고는 "노후한 세운상가를 공원화하기 위해 상가군과 주변 구역을 하나로 묶어 통합개발하는 방안 및 도시계획시설사업까지 포함해 실행력 있는 방안이 필요한 실정"이라며 "다만 시설사업을 통한 개인 재산의 수용은 사적 재산권 침해 등 우려가 큰 만큼 가장 최후 수단으로 사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출장 기간 중 여러차례 거론한 용산국제업무지구에 대해서는 국토부, 코레일과의 협의가 선행돼야 하는 사업인 만큼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면서도 "거의 밑그림은 그려진 단계다. 내 임기 중 착공까지 한다"고 전했다. 시는 용산정비창 부지를 국제업무지구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용산정비창 토지는 코레일이 소유하고 있다.

에너지 정책 중 전임 시장의 태양광과 관련된 내용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는 지적에는 "박원순 시장님 시절 태양광은 다소 과한 측면이 있었다. 햇빛이 잘 들지도 않는 아파트 저층 단지에 시가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억지스럽게 태양광을 집어넣었다. 목표지상주의가 가져온 폐해가 많다"면서 "그런 것들을 바로잡는 단계였기에 사실 그 부분에 대해서 언급하기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용산국제업무지구를 예로 든 오 시장은 "태양광을 당연히 활용할 수 있는 데까지 활용해야 한다. 지열은 엄청나게 효율이 높다.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지만, 가성비가 굉장히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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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취재본부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