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에 세제가루' 前유치원 교사, 2심 징역 5년…'형량↑'

특수상해미수 혐의…1심서 실형받고 항소
징역 5년에 아동기관 10년 취업제한 명령
실형 선고에 쓰러지며 "차라리 죽여달라"

급식에 계면활성제와 모기기피제 등을 넣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전직 유치원 교사가 항소했으나 오히려 형량이 더 늘어났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3-2부(부장판사 김상훈)는 전날(26일) 진행된 특수상해미수 등 혐의를 받는 전직 유치원 교사 박모(50)씨의 항소심 선고기일에서 징역 5년형을 선고하고 10년간 아동기관 취업 제한 명령을 내렸다.

박씨는 지난 2020년 11월 자신이 근무하는 서울의 한 병설 유치원 복도에서 급식 통에 계면활성제와 모기기피제 등을 투여해 상해를 가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또 동료교사들의 약통이나 텀블러 등에도 계면활성제와 모기기피제 등을 넣고, 초콜릿에 세제 가루를 묻혀 유치원 학생에게 먹도록 한 혐의도 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해당 액체가 맹물이라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결과 해당 액체는 계면활성제와 모기기피제로 드러났다. 계면활성제는 화장품, 세제, 샴푸 등에 들어가는 화학물질이다.

항소심에서 박씨는 증거품인 물약병의 압수 절차가 위법했고, 압수 과정에서 오염돼 감정평가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충분하단 이유로 증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장애 아동 등을 대상으로 한 특수 교사의 지위에 있었으므로 보다 가중된 보호 의무와 책임이 있음에도 이를 저버리고 동료 교사는 물론 나이 어린 유치원생까지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투여한 계면활성제와 모기기피제는 인체에 투여될 경우 치명적 독성을 나타낼 수 있어 반복적 범행이 발각되지 않았다면 동료 교사와 유치원생들의 건강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수 있었고, 피해자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합의 등 조치를 취하지 않을 뿐 아니라,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며 잘못을 반성하거나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가 징역 5년형을 선고하자 박씨는 바닥에 쓰러지며 "정말로 안 했다" "차라리 죽여달라. 사형해달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2월 진행된 1심에서 징역 4년형과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 10년을 선고받으며 법정 구속됐다. 그러나 검찰과 박씨 측이 모두 판결에 불복하며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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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 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