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혁신위 조기 해체설에 "그런 일 없어…중진 100% 움직일 것"

연일 '중진 험지 출마' 압박…"100% 움직일 것"
"매는 여론이고, 여론은 국민…투표로 이어져"
"크리스마스 전에 잘 끝나야…지역구 안 나가"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14일 혁신위 조기 해체설에 대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오히려 당 중진들의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재차 압박하면서 "시간을 주면 100% 움직일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인 위원장은 이날 제주를 찾아 국민의힘 제주도당 당직자와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 조기 해체설에 대해) 다시 한번 강하게 말하는데 그런 일은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위에 내년 총선 '불출마 리스트'가 존재한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처음 듣는다"고 선을 그었다. 재차 '지역별 불출마 인원까지 공개됐다'는 취지로 묻자 "사실이 아니다. 무슨 리스트인지도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는 "혁신위가 선거 대책을 맡고 있는 선거위원들도 아니고 부적절한 행위"라면서 "제 개인으로는 지역구 (출마와 관련해) 많은 유혹을 받았는데 안 나간다"고 전했다.

이준석 전 대표에게 선대위·비대위 역할을 맡길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그걸 내릴 수 있는 권한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면서도 "(앞서 이 전 대표를 만나기 위해) 부산까지 어려운 걸음을 했고 대화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 누구든지 만나서 대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혁신위는 당 지도부·중진·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의원들의 불출마나 수도권 출마를 권고한 바 있다. 이후 열흘이 지났지만 이에 대한 당의 답변은 돌아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일부 영남권 중진들은 "서울에 가지 않겠다", "모든 일에는 시기와 순서가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거취 압박에 선을 긋기도 했다.

인 위원장은 같은 날 오전 제주 4·3평원공원을 찾아 참배한 뒤 "(중진들에게) 시간을 주면 100% 확신한다. 움직임이 있을 것이고 이름을 거명을 안 했지만 (그 의원들이) 움직일 거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집사람에게 '매'라를 표현을 써서 야단을 맞았다"며 "매는 여론이고, 여론은 국민이다. 국민은 또 투표로 이어진다"고 언급했다.

전날 한 라디오에서 중진들을 겨냥해 "우유를 마실래 아니면 매를 좀 맞고 우유를 마실래"라고 발언했지만, 반응이 없자 이를 더 명확하게 설명한 것이다.

혁신위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적절한 조치를 취한 뒤 인 위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고 조기 해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실상 배수진을 치는 것이다.

인 위원장은 조기 해산에 관한 질의에 "크리스마스 전에 잘 끝나야 한다"며 "여러 혁신위원 의견이 많이 있고, 그 의견을 자유롭게 얘기하고, (저는) 그분들이 말을 못하게 하는 자세를 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혁신위가 출범하면서 임기를 다음 달 24일까지로 정했는데, 이에 대한 원론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방문은 앞서 김재원·태영호 전 최고위원 등 당내 일부 의원들의 4·3 사건 발언 논란을 수습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광주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 묘역을 참배한 바 있다.

인 위원장은 "이념과 사상을 떠나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희생된 것을 처음 알았다"며 "희생당하는 일이 다시는 이 땅에 일어나지 않도록 정치권에서 잘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취소에 관한 질의에는 "여러 차례 자기 잘못을 고백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부족하지만 그런 고백을 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다시는 그런 발언을 하지 않도록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내년 4·3 추념일에 윤석열 대통령 등 여권 인사 참여를 건의하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있었다.

인 위원장은 "대통령도 이곳을 방문한 것으로 기억하고 중요성을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매년 오는 것이 타당하지만 사정에 의해 못 오는 것에 대해서는 특별히 말할 게 없다"고 전했다.

이어 '내년 추념일 참석을 건의할 것인가'라고 묻자, 그는 "기회가 되면 전달하겠다"고 했다.

인 위원장은 추모탑에 헌화하면서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고, 방명록에는 '희생을 잊지 않겠습니다. 평화의 제주를 기원합니다'라고 적었다.


참배 이후에는 국민의힘 제주도당 당직자와 간담회도 진행했다.

허용진 도당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내년 총선에서 제주에 힘을 실어줄 것을 인 위원장과 중앙당에 요청했다.

허 위원장은 "인 위원장이 화두로 꺼낸 청년 비례대표를 제주에 하나 줄 수 있도록 당규에 못 박아 달라"고 건의했다.

또한 "(영남권 중진들이) 험지에 가는 것에 대해 100% 찬성한다"며 "영남 중진들이 서울, 경기로 가면 제주 불모지에는 누가 오나. 스타 장관이 제주도에 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지사 출신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제주 공천을 요구한 것인데, 이 발언 이후 장내 소란이 일었다. 한 참석자는 "20년 동안 제주에 국회의원이 1명도 없다. 누구 책임인가"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인 위원장은 중재에 나서며 "결단은 본인이 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에 가서 하신 말씀을 장관에게 전달하겠다고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간담회는 비공개로 전환됐다. 제주도당은 혁신위에 고·양·부 삼성사 재단의 토지 세 부담 완화를 건의했다고 한다. 사실상 종중(宗中) 역할을 하고 있지만, 재단이라는 이유로 분리과세를 적용받고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혁신위는 제사 목적 비영리사업자의 소유토지 분리과세 규정 신설을 당에 제안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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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