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민주당 돈봉투' 재판서 모임 의원 명단 공개

송영길 지지모임 참석했던 의원 명단 공개
전·현직 민주당 의원 21명…法 "오해 소지"
박용수 "윤관석이 필요하다는 얘기 들어"
"송영길엔 보고 않았고 살포 장면 못 봐"
"의원께서 필요하다는 부분에 거절 못해"

검찰이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지한 국회의원 모임에 한 번이라도 참석한 것으로 보이는 민주당 의원 21명의 명단을 법정에서 공개했다. 여기엔 돈 봉투 수수 의혹으로 거론됐던 의원 7명도 포함됐다.

'민주당 돈 봉투 의혹' 핵심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송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은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 혹은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의 요구로 돈이 든 봉투를 만들어 전달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2부(부장판사 김정곤·김미경·허경무)는 정당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관석 무소속 의원과 강 전 감사의 재판에서 송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용수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지난 2021년 4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실에서 열린 송 전 대표 지지 모임 참석 의원 명단을 공개했다. 검찰은 이 회의에서 돈 봉투가 살포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이 공개한 명단에는 '김남국 김병욱 김승남 김승원 김영호 김회재 민병덕 박성준 박영순 박정 백혜련 안호영 윤관석 윤재갑 이성만 이용빈 임종성 전용기 한준호 허종식 황운하' 등 전·현직 민주당 의원 21명의 이름이 올랐다.

검찰은 통상적으로 송 전 대표를 지지하는 의원들이 한 번 이상씩 참석한 게 맞는지를 물었고, 박씨는 "제 기억으로는 그런 것 같다"면서도 "박정 의원은 회의 장소에서 본 기억 없고, 김남국 의원도 참석 여부가 가물가물해 기억 못하겠다"고 대답했다.

검찰은 앞선 재판에서 강 전 감사의 증인신문 도중 민주당 소속 김영호·박영순·윤재갑·이용빈·임종성·허종식 의원과 이성만 무소속 의원 등 7명을 돈 봉투 수수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거론한 바 있다.

강 전 감사는 이에 대해 "너무 조심스러운 입장이라 그분들이 맞는지 정확한 기억이 없다"며 "기억을 되살린 것이라 정확하지 않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후 명단에 거론된 의원들은 수수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검찰의 명단 공개를 심각한 명예훼손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날 공개된 명단에 대해 "저희 재판과는 직접 관련 없는 사항이라 오해의 소지가 있다"면서도 "민감한 사항이라 검찰이 읽지 않고 화면으로 띄운 것 같다"고 짚었다.


이날 검찰은 또 이 전 부총장과 강 전 감사의 통화녹음을 제시하며 "2021년 4월25일 이전에 강 전 감사로부터 '윤 의원이 돈이 필요한 것 같더라'라는 말은 들은 것 같은데 맞느냐"고 물었고 박씨는 "네"라고 답했다.

아울러 박씨는 이 전 부총장 또는 강 전 감사로부터 연락을 받았거나 두 사람 모두로부터 시차를 두고 윤 의원이 (돈이) 필요하다는 얘기에 봉투를 준비했다며 이를 이 전 부총장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나아가 박씨는 "300만원 돈 봉투 10개를 준비해달라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앞서 이 전 부총장과 강 전 감사가 박씨에게는 돈 봉투 개수나 액수까지는 알려주지 않았다는 것과는 상반되는 내용이다.

그는 돈 봉투를 만들어 전달했다는 내용은 경황이 없어 송 전 대표에게 보고하지 않았으며, 윤 의원이 다른 의원들에게 돈 봉투를 살포하는 장면은 목격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반대신문 과정에서 윤 의원은 박씨에게 직접 돈 봉투 살포와 관련해 묻기도 했다.

윤 의원은 박씨가 부외자금을 단순히 관리하는 것을 넘어 전달에도 관여한 것 아니냐고 물었고 박 씨는 "금액이 크지 않았다"며 "처음부터 (거액이) 있던 게 아니라 그때그때 들어오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000만원에 대한 요청이 있어도 (전달 여부에 대한) 결정 권한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국회의원께서 필요하다는 부분에 대해선 거절하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박씨는 지난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송 전 대표 당선을 위해 강 전 감사, 이 전 부총장 등과 공모해 총 6750만원을 살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박씨가 '스폰서'로 지목된 사업가 김모씨로부터 5000만원을 수수해 캠프 자금과 합쳐 윤 의원에게 6000만원을 전달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윤 의원은 돈 봉투를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봉투당 100만원이 들어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돈 봉투를 보관하고 전달하는 통로였을 뿐 살포를 주도한 게 아니란 입장이다.

한편 박씨로부터 돈 봉투를 받아 윤 의원에게 전달한 이 전 부총장은 앞선 증인신문 과정에서 "돈 봉투 속에 든 돈이 100만원 이상"이라며 윤 의원 측 주장에 반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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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