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를 감히' 조폭 행세하며 상간남 협박해 수억 뜯은 30대 실형

상간남 부모·형 등 가족도 협박, 현금 갈취

조직폭력배 행세를 하면서 아내와 외도한 남성과 그 가족을 협박해 수억원을 뜯은 3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청주지법 형사4단독 조현선 부장판사는 공갈과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32)씨에게 징역 2년4개월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1년 1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자신의 배우자와 성관계를 맺은 B(30)씨와 그 가족을 협박하거나 속여 1억8800만원 상당의 금액을 갈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2021년 12월 B씨가 자신의 배우자와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사실을 알게 되자 조직폭력배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합의금 명목 등으로 304회에 걸쳐 1억5000만원을 뜯어냈다.

지난해 3월에는 B씨의 부친에게 연락해 "당신 아들한테 돈을 빌려줬는데 제때 갚지 않아 같이 지내는 형님들한테 내 입장이 곤란하게 됐다. 당장 갚아달라"며 B씨에게 위협을 가할 것처럼 협박해 3회에 걸쳐 300만원을 갈취하기도 했다.

B씨의 모친은 같은 해 8월 "B씨의 직장 상사인데, B씨가 저축은행에서 대출 받고 갚지 못해 급여 계좌가 정지됐다"며 "회사 측에서 절반 정도 대신 갚아주겠다. 회사에서 해주는 것이니 아들이 부담 갖지 않게 나머지 절반의 대출금을 나한테 몰래 보내달라"라는 거짓말에 속아 A씨에게 총 7회에 걸쳐 약 950만원을 송금했다.

A씨는 같은 해 9월 B씨의 친형에게도 연락해 "동생이 내 아내와 상간했고, 합의하려고 했는데 연락이 안 된다"며 합의금을 주지 않으면 집으로 찾아가 위해를 가할 것처럼 겁박해 18회에 거쳐 2592만원을 받아냈다.

조 부장판사는 "피해자와 그 가족들까지 협박하고 기망하는 등으로 거액의 돈을 갈취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피해자와는 합의하지 못했지만, 가족들에게 7000만원을 반환해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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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