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탈환' 국힘 영입 인사들 배치에 기존 예비후보들 불협화음

국민의힘이 올해 4월 총선에서 최대 격전지로 급부상한 수원에 외부에서 영입한 인재들을 잇따라 배치하면서 기존에 지역 정치권에서 활동 중이던 출마예정자들과 불협화음을 보이는 등 잡음이 나고 있다.



김용남 전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가칭 '개혁신당' 입당에 합류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 시절에 입당해 당명이 수차례 변경되는 와중에도 줄곧 당을 지켜왔지만, 더이상 당 개혁에 대한 어떠한 희망도 갖기 어려워 탈당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탈당 이유로는 윤석열 대통령을 꼽았다. 그는 "민심을 받들어 민생 해결방안과 정책을 고민하기보다는, 오직 대통령의 눈치를 보며 민심에는 눈과 귀를 닫아버리는, 합리성과 상식을 찾아볼 수 없는 비민주적 사당(私黨)이 돼 버렸다"고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개혁신당 참여에 대해 "국민의 실생활에 도움을 주는 희망의 정치를 개혁신당에서 젊은 정치인들과 함께 시작하겠다"고 입당 사유를 밝혔다. 그는 그동안 당내에서 대표적인 반이준석계로 분류돼 왔다. '이핵관'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당시 당 대표였던 이준석 대표를 높은 수위로 비난했다.

김 전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수원병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해당 선거구는 친명계로 분류되는 재선의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영진 의원이 지키고 있다. 김 전 의원과 김 의원은 앞선 두 차례 총선(20·21대)에 맞붙었지만, 모두 김 의원의 승리로 끝났다. 이번에 다시 맞붙으면 3번째 리턴매치가 된다.

이 가운데 국민의힘이 중앙당 차원에서 새롭게 영입한 인재인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같은 지역구 출마에 나서면서 새로운 경쟁자까지 맞게 됐다.

방 전 장관은 지난 8일 국민의힘 인재영입 입당 및 환영식에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장이 직접 빨간색 점퍼까지 입혀줬다. 김 전 의원 입장에선 엎친데 덮친격으로 넘어야 할 산이 더 생긴 셈이다.

그가 이날 개혁신당에 입당하면서 수원병 출마 지형도에 유권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만일 개혁신당으로 정당을 바꿔 그대로 수원병에 나오면 자칫 보수표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그동안 지역 정치권에서 활동해왔지만, 소속 정당을 바꿔 총선에 출마할 경우 김 전 의원에게 당선에 큰 실익이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는 당에서 앞서 치러졌던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를 통해 여러 차례에 걸친 공천의 기회를 제공했는데도 불구, 이를 자신이 살리지 못한 책임에서 김 전 의원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의견이다.

수원갑도 국민의힘 예비후보자가 2명 이상 등록된 지역구다. 기존 이창성 당협위원장과 김해영 수원발전연구회장이 예비후보로 출마에 나선 가운데 김현준 전 국세청장도 새롭게 출사표를 던졌다.

당내에서 어떻게 경선 여부와 방식을 결정할지 두고 봐야 하지만, 전략공천으로 후보자를 공천할 경우 후폭풍이 예상된다. 그동안 지역 정치권에서 활동해왔던 이 위원장과 김 회장은 경선을 통해 후보자를 배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수원정은 범죄심리학자로 유명한 경기대 이수정 교수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에 나서면서 기존 홍종기 당협위원장은 자진 사퇴했다.

현재 이 교수를 비롯해 '정조대왕 전문가'로 잘 알려진 김준혁 한신대 교수가 각각 수원정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상태다. 이곳은 내리 3선에 성공한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전 원내대표가 있는 지역구다.

한 지역 원로는 "당내에 출마예정자가 많으면 그만큼 경쟁력을 갖춘 후보가 뽑힐 수 있지만, 반면 그만큼 최종 공천을 받기 위해 상호 비방전도 심해질 수도 있다"며 "중앙당 차원에서 격전지로 분류되는 지역은 혼탁한 선거가 이뤄지지 않도록 전반적인 상황을 관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