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발인 후 3일 대전현충원 안장
"진정한 소방관임이 분명했다."
1일 경북 문경시 한 장례식장에는 육가공업체 공장에서 화재를 진압하다 순직한 김수광(27) 소방교와 박수훈(35) 소방사를 조문하기 위한 행렬이 조용히 이어졌다.
장례식장 앞은 경찰과 소방 관계자 등이 삼엄한 분위기 속에서 빈소를 지키며 통제에 나서고 있었다. 고인의 명복을 비는 근조화환들도 잇따라 도착했다.
오후 1시30분이 되자 순직 소방대원의 유족들이 하나둘 빈소로 들어서기 위해 입구로 입장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입을 꾹 다문 채 슬픔을 이겨내려는 모습, 고인의 이름을 부르짖는 모습, 휘청 거리며 입장하는 모습 등 슬픈 분위기가 이어졌다.
장례식장 앞에서 대기하던 소방관들은 슬픈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소방관 A씨는 "가깝게 지내던 사이는 아니지만 두 소방관 모두 직업에 대한 열정이 느껴지는 진정한 소방관임이 분명했다"며 "주변에서 현장에서 적극적이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채모 소방교는 "박 소방사는 항상 밝게 인사하고 같이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친구였다"며 "조금만 더 살아있었다면 근무도 함께 했을텐데 아쉽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실제로 문경소방서 동료들에게 순직한 두 소방관은 선임이나 후임 가릴 것 없이 신망이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빈소에는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각계각층의 조문 행렬도 진행됐다.
소방관들의 시신은 오는 2일 입관된다. 이후 3일 발인과 영결식을 거치고 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31일 오후 7시47분께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육가공업체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김수광(27) 소방교와 박수훈(35) 소방사가 건물 속에 갇혀 끝내 숨졌다.
화재 당시 이들은 건물 내부에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요구조자 수색에 나섰다. 숨진 두 구조대원은 건물 3층 바닥에서 5∼7m 거리를 두고 각각 발견됐다.
경북소방본부는 '경상북도 순직 소방공무원 등 장례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장례와 국립현충원 안장, 1계급 특진 및 옥조근정훈장 추서를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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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