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노숙 비율 18%에 그쳐
서울시가 단체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시설 입소 후 다시 거리로 나오기를 반복하던 노숙인들에게 임시 주거비용(월세)을 지원한 결과, 10명 중 8명은 지원 종료 후에도 거리가 아닌 주거 상황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월세 지원 기간은 2.3개월에 불과했지만 이후에도 기초수급, 주택급여, 일자리 알선 등의 지원을 받아 다시 서기를 시작한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노숙인들이 지역 사회로 건강하게 복귀할 수 있도록 거리노숙인 636명 대상 '임시주거지원사업'을 벌인 결과 올해 1월 말 기준 522명(82.1%)이 여전히 주거공간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6일 밝혔다.
현재 서울시가 운영·지원하는 노숙인 시설은 총 39개소로 생활 중인 노숙인은 2300여명(2023년 기준)에 달한다.
시는 지난 2011년부터 시설 입소를 거부하거나 적응하지 못하는 노숙인들에게 고시원 등의 잠자리월세를 제공하는 임시주거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지역 1인가구 주거급여 수준인 34만1000원(2024년 기준)의 월세를 최대 6개월 간 지원하고, 세면도구·속옷·양말 등 10만원 내외의 생활용품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지원 규모는 636명, 1453개월(1인 평균 2.28개월)이었다. 월세는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임시주거지 운영기관에 시가 직접 납부한다.
시는 이 외에도 전담관리자를 매칭해 건강 등 생활 관리와 사회복귀도 맞춤형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한해 주민등록 복원(89건), 병원 무료 진료 연계(226건), 생활용품지원(385건), 장애인등록(4건), 신용회복(13건) 등을 도왔다.
자립 발판도 제공했다. 먼저 92명에게 공공·민간 일자리를 알선했고, 건강 문제로 취업이 어려운 244명에게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연계했다.
267명에 대해서는 주거급여 신청을 도와 임시주거지원이 끝난 후에도 주거급여로 월세를 납부할 수 있도록 했다. 전세임대주택 신청·선정 지원 등으로 현 임시주거지 보다 상향된 곳에서 거주 가능하도록 지원한 사례도 21명으로 나타났다.
여성 노숙인은 남성보다 많은 최대 40만9000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시는 여성 노숙인의 경우 거리 생활 시 성폭력 등 피해 발생 가능성과 여성 입실 가능 임시주거지의 월세 단가가 남성 대비 최대 20% 가량 높은 것을 고려해 차등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정상훈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한파나 폭염에도 불구하고 거리에서 지내는 노숙인에게 최소한의 주거를 지원해 사회복귀를 돕는 것이 목적"이라며 "정보를 얻기 힘든 노숙인을 직접 찾아가 지원사항을 안내하고 안전한 장소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시설, 임시거주 시설과 연계하는 등 체감할 수 있는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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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취재본부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