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친 오토바이로 40대 여성을 납치해 학교 건물에서 성폭행을 저지르고 영상을 촬영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10대 항소심에서도 검찰이 1심과 같은 중형을 구형했다.
대전고법 제3형사부(재판장 김병식)는 2일 오후 2시 50분 231호 법정에서 강도강간, 강도상해, 강도예비 등 혐의로 기소된 A(16)군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A씨 측 변호인은 피해자가 합의할 의사가 있다는 것을 확인해 현재 합의서 작성만 남아 결심 절차 후 선고 기일을 넉넉하게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증거 조사를 마친 후 재판부는 결심 절차를 이어갔다.
검찰은 “강도강간 범행에 사건 자체 죄질이 나쁘고 피해자의 일상이 망가져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며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강도예비 범행 등을 고려해 더욱더 자숙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군에게 1심과 같은 소년법상 최고형인 징역 장기 15년, 단기 7년을 구형했다.
A씨 측 변호인은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문화권 속담이 있어 이는 세계의 모든 나라가 지켜야 할 원칙이며 한국도 다르지 않다”며 “피고인이 시골에서 할아버지의 생활을 돕고 동생을 돌보는 등 착한 학생이었으며 청소년이라는 것은 어른도 아니고 어린이도 아닌 미성숙한 존재이기 때문에 얼마든 실수할 수 있고 실수를 바로 잡을 기회를 충분히 갖고 있다. 피고인 스스로 더 나은 인간이 되도록 성실하게 복역을 다짐하고 있어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A군은 최후 진술에서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죄송하며 가족들에게도 죄송하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4일 오후 1시 50분 A군에 대한 선고를 이어갈 방침이다.
한편 A군은 지난해 10월3일 오전 2시께 충남 논산에서 술에 취해 귀가하는 40대 여성 B씨를 발견하고 오토바이로 집에 데려다주겠다며 납치, 인근 초등학교 건물 외부 로비에서 성폭행했다.
이후 B씨의 휴대전화와 현금 10여만원 등을 훔쳤고 B씨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A군은 B씨에게 “신고할 경우 딸을 해치겠다”는 등 협박까지 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A군은 범행 전 오토바이 구매 자금을 구하기 위해 불특정 여성을 상대로 강도 범행을 준비했으나 수차례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A군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한 결과 범행 직전에도 성매매를 가장해 불특정 여성을 상대로 강도 범행을 계획한 정황을 포착하기도 했다.
1심을 심리한 대전지법 논산지원 형사합의1부(재판장 이현우)는 선고 당시 “범행 내용이 15세 소년의 범행이라고 보기 어렵고 가학적이며 변태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무죄 판결받기 전까지 반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는 조건으로 1000만원을 형사공탁한 사실은 유리하지만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A군에게 징역 장기 10년, 단기 5년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80시간 및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에 취업제한 각 5년을 선고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검찰과 A군은 각각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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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취재본부장 / 유상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