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충주서 투표 독려 현수막 27장 증발…조직적 범행 의심"

충북도당, 시의원 절도·선거법 위반 고발 방침
시의원 "'일찍일찍' 표현, 1번 투표 유도" 주장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은 국민의힘 소속 충주시의원이 민주당이 내건 사전투표 독려 현수막을 무단 철거한 사건과 관련해 "충주에서 27개의 현수막이 증발돼 조직적인 사전투표 방해공작이 의심된다"고 7일 밝혔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투표를 독려해도 모자랄 선출직 공직자가 유권자 투표를 두려워하는 것이냐"며 "대한민국 선거 역사에 전무후무한 흑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도둑이 물건을 훔치다 잡혔으면 즉시 사죄하고 그에 따른 처벌을 받는 게 마땅한데, 김영석 의원의 변명은 '물건이 마음에 안 들어서 훔쳤다'는 궤변"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특히 "이날 충주에서 27개의 사전투표 현수막이 증발했다. 서충주신도시는 김 의원 범행 장소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이곳에 있던 11장이 모두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폭로했다.

또 "김 의원 홀로 몇 시간만에 충주 전역을 돌며 수십개의 현수막을 철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조직적인 사전투표 방해 공작이 의심된다"고 주장하면서 "경찰 등 수사당국에 조속한 수사로 사건의 진상을 신속하게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현수막을 훼손 후 취득까지 한 것으로 절도죄에 해당된다"며 김 의원을 절도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당국에 고발할 방침이다.

충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 소속 김 의원은 지난 5일 오전 11시께 충주시 칠금동 한 교차로에 걸린 사전투표 독려 현수막 끈을 낫으로 잘라 철거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일찍 일찍 투표하삼'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이 현수막은 민주당이 사전투표 독려를 위해 충주시내에 내건 것이다.

김 의원의 현수막 철거 모습을 주변에 있던 민주당원과 시민 등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그는 "일찍 일찍이란 표현이 1번을 찍으라는 말을 연상하게 만들기 떄문에 관할 기관에 철거를 요구했으나 철거하지 않아 직접 나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관리위원회는 문제의 현수막에 위법 요소가 없다고 판단했다. 공직선거법상 현수막을 통해 투표 참여를 권유하는 경우 정당명이나 후보자 이름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의 표기를 금지하고 있는데, 해당 현수막에는 정당 명칭이 들어가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정당의 투표 권유 현수막은 공직선거법 보호 대상이 아니어서 김 의원의 현수막 철거 행위에 선거법을 적용하기는 어렵다. 이에 따라 경찰은 김 의원의 행위가 재물손괴에 해당하는지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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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