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단장 징역 6년·현장소장 징역 7년6개월 구형
1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와 관련해 검찰이 미호천교 확장공사 감리단장과 현장소장에게 실형을 구형했다.
이들은 미호천교 확장공사 편의를 위해 기존 제방을 철거하고, 임시제방을 부실하게 조성, 관리·감독을 소홀히 해 다수의 인명피해를 낸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24일 청주지법 형사5단독(부장판사 정우혁)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감리단장 A씨와 현장소장 B씨에게 각각 징역 6년과 7년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A씨에 대해 "피고인은 제방이 부실하게 축조된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모두 묵인·방치했다"며 "지위를 이용해 조직적으로 치밀한 방법으로 증거를 위조하고 인멸해 원인 규명을 방해한 점, 사고 책임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는 점 등도 고려했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B씨에 대해선 "피고인은 장마철 도로 침수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시공사의 이익만을 우선시 했다"며 "사고 이후 책임을 덮기 위해 증거를 인명하고, 직위를 이용해 조직적으로 국가재난의 사고 원인 규명을 방해한 점, 사고 책임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변명으로 일괄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와 B씨는 미호천교 확장공사 과정에서 당국의 허가 없이 기존 제방을 허물고, 임시제방을 부실하게 시공하고 관리·감독해 다수의 인명 피해를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사고 직후 마치 임시제방 축조 당시부터 시공계획서나 도면 등이 있었던 것처럼 허위로 서류를 만들어 사용한 혐의(증거위조교사 및 증거사용교사, 사문서 위조 및 위조사문서 행사 등)도 받고 있다.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에 대해 A씨 측 변호인은 전반적으로 혐의를 인정했으나 기존 제방을 무단 절개했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선 "발주청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서 받은 설계도면에 따라 관리·감독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B씨 측 변호인은 "이 사건은 여러 관계기관의 업무상 과실과 매우 이례적인 집중호우가 병합해 발생했다"며 "임시 제방 축조 관련 설계상 과실 등 세부적인 책임은 시공사가 아닌 감리단에 있다는 것이 우리 측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날 연녹색 수의를 입고 최후 진술에 나선 A씨는 "구차하게 목숨을 연명하고 있다는 것이 부끄럽지만, 마지막까지 속죄하면서 살겠다"고 눈물을 흘리며 선처를 호소했다. B씨도 "불의의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족에게 사죄드린다"고 했다.
A씨와 B씨의 1심 선고 공판은 5월31일 열릴 예정이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지난해 7월15일 오전 8시40분께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가 인근 미호강 범람으로 침수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차량 17대가 침수돼 1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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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