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항중인 여객기에서 승객들이 잠든 틈을 노려 신용카드와 달러를 훔친 중국인이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검 국제범죄수사부(부장검사 정유선)는 중국인 A(51)씨를 절도와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5월 중순께 홍콩 출발 인천행 여객기에서 다른 중국인 승객 B씨의 가방을 뒤져 미화 수백달러와 신용카드를 훔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그는 항공기 비즈니스석에 탑승, 승객들이 잠을 자는 틈을 타서 좌석 위쪽 수하물함(오버헤드 빈)을 열고 B씨의 가방을 뒤져 절도 행각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중국인 공범 2명과 접선, 서울시 종로구 일대 금은방을 돌아다니며 훔친 신용카드로 귀금속 1억여 원어치를 산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그는 공범들과 함께 중국으로 도주했으나 지난달 말 홍콩발 인천행 여객기에서 같은 수법으로 달러를 훔친 뒤 입국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은 앞서 첫 피해사례가 발생한 이후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상태였다.

조사 과정에서 A씨는 “소유하고 있던 달러는 내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검찰은 해당 달러에서 피해자 한국인 승객의 DNA를 찾아냈다.

검찰 관계자는 “항공기 승객들의 기내 수하물함 보관 물품에 대한 주의가 상대적으로 소홀하고 도난을 당하더라도 그 사실을 쉽게 알아 차리기 어려운 취약점을 이용한 범행이었다”며 “향후 유사 피해 방지를 위해 항공기 승객들의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