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건희 도이치 의혹' 레드팀 회의…이르면 내일 처분

수사팀 제외 차장·부장검사 참석 예정
검찰, '불기소' 무게…투자 행태 달라
수심위 판단 없어…'셀프 검증' 비판도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6일 '레드팀 회의'를 열고 김 여사 처분 방향을 논의한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오후 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수사 결과에 대한 법리 검토를 진행한다. 회의에는 수사팀을 지휘하는 4차장 검사를 뺀 1·2·3 차장검사와 선임급 부장검사 등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사건 처리 전 이들의 의견을 수렴해 검토 후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최종 수사 결과를 보고할 계획이다.

이러한 회의 개최 결정은 심우정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권이 배제된 상태라는 점을 고려해 내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단 취지로 풀이된다.

앞서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같이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 판단을 받아야 한단 의견도 제기됐으나, 수심위의 결론이 수사팀과 다를 경우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에서는 두 차례 열린 수심위 결과가 엇갈리며 논란이 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수심위에서 기소 권고가 나올 경우 검찰이 난처한 입장에 처할 가능성이 있어 이를 회피하기 위해 자체 회의로 김 여사 처분을 결정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심위 판단을 생략한 불기소 처분이 내려질 경우 셀프 검증이란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수사팀은 김 여사를 불기소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소심에서 방조 혐의를 유죄로 선고받은 전주(錢主) 손모씨와 김 여사는 투자 행태가 다르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방조 혐의를 적용하려면 김 여사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의 주가조작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고, 이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직간접적인 행위를 했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김 여사는 조사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동원됐다는 본인 명의 주식계좌에 대해 '직접 운용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안팎에선 권 전 회장에 대한 1·2심 재판부에서 김 여사 명의 계좌 3개가 2010~2011년 주가조작에 쓰였다고 인정한 점 등을 고려해 기소해야 한단 의견도 제기되는 만큼 '봐주기 논란'과 특검론 등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검찰이 4년 6개월 동안 결론을 내리지 못하다 수심위를 통한 외부 의견 수렴이 아닌 내부 검토를 통해 사건을 처분하기로 한 점도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에 대한 처분 결과는 이르면 오는 17일 발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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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 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