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법 '전주시장 선거 개입' 브로커 2명 징역 1년6개월 선고

재판부 "선거의 자유·공정성 심하게 훼손하는 등 죄질 불량"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북 전주시장 예비후보자에게 정치자금을 조달해주는 대가로 인사권을 요구한 브로커들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전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노종찬)는 17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브로커 A씨와 전 시민사회단체 대표 B씨에 대해 각각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직선거법은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받은 행위보다 이익 제공을 지시, 권유, 요구, 알선하는 행위를 더 중하게 처벌하고 있다"며 "이는 선거 운동을 빌미로 금권 선거를 지시·조정하는 행위를 엄단하고 선거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 범행은 전주시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의 선거를 사실상 주도하고 조직 선거의 필요성을 강요하며 조직 운영에 소요되는 비용을 건설 업체로부터 조달하는 대가로 당선 후 건설공사 사업권을 건설업체에 제공하고 나아가 당선 후 시장 인사권 일부를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은 적극적으로 불법 선거 운동을 관여하며 사적 이익을 공모해 공직의 사유화도 불사하려 했다"며 "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당선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고 후보자의 능력이 아니라 금권에 기반한 조직을 구성하도록 하는 등 선거의 자유·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등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고 죄질이 불량해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A씨 등은 지난해 5월 이중선 전 전주시장 예비후보에게 선거 조직과 정치자금 지원 등을 조력해주는 대가로 공사 사업권을 요구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지난해 10월 "나에게 건설, 토목 관련 전주시청 국·과장 인사권을 주면 A씨와 함께 선거운동을 도와주겠다"며 이 전 예비후보에게 시청 국·과장 인사권을 달라고 제안한 혐의도 있다.

A씨는 후보자의 양심 선언 이후 증거 인멸을 시도하고 도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구속 후 인사권 요구 등 관련 범행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직선거법 제230조(매수 및 이해유도죄) 제1항 4호에 따르면 명목 여하를 불문하고 선거사무 관계자에 대한 수당과 실비 보상 외에 선거운동과 관련해 금품 기타 이익의 제공 또는 그 제공의 의사를 표시하거나 그 제공을 약속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이 전 예비후보는 지난 4월 전주시청 브리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지자로서 지역 활동을 시작한 지난해 5월부터 브로커들에게 시달리기 시작했다"면서 전주시장 선거 정치 브로커 개입 의혹을 폭로했다.

그는 "선거 브로커들이 후보가 돈을 못 만들어오면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아야 하고, 그 돈을 받기 위한 권한을 달라고 했다"면서 "대가로 시청 국·과장 자리를 요구했고, 대부분 건설과쪽 자리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경찰은 기자회견 직후 곧바로 전담 수사팀을 지정하고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선거 브로커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 분석과 압수수색을 통해 유의미한 증거를 확보하는 한편 이 전 예비후보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녹취록에는 선거 브로커가 현직 단체장과 국회의원 등에게 돈을 건넸다는 내용과 구체적인 액수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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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본부장 / 장우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