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주택자 과세 기준, 11억→14억 법안
국회 기재위, 민주당 불참…여당 단독 개의
秋 "8월 법 개정돼야 관련 조치 할 수 있어"
개정안 미통과시 40만 명 감면 혜택 못 받아
30일 본회의 전에 기재위·법사위 통과돼야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과세 기준을 올해에 한해 11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난항을 겪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종부세 완화 대상자 40만 명이 감면 혜택을 못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종부세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대혼란을 막고 경감 혜택을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종부세 완화를 "명백한 부자감세"라고 규정하며 반대에 나서 이달 중 법안 처리가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종부세법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전날 전체회의에 상정해 단독으로 상임위를 개최했다. 민주당은 종부세 완화 법안에 반대하며 불참했다.
정부는 지난달 세제계편안을 발표하며 올해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특별공제 3억원을 더해 기본공제 기준을 공시가 11억원에서 14억원(시가 20억원 상당)으로 높이기로 했다.
또한 고령자·장기보유자에 대한 종부세 납부를 유예하기로 했고, 일시적 2주택자와 상속주택, 지방 저가주택에 대해서도 주택 수에서 제외하도록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대선 기간 종부세 완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며 법 개정을 예고했다.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종부세 특별공제는 고가주택을 소유한 소수 부자들을 위한 명백한 부자감세"라며 "일관된 원칙·기준 없이 기본공제액을 고무줄처럼 조정하겠다는 건 조세원칙의 명확성·안정성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반대에 나섰다.
결국 민주당이 불참한 채 열린 전날 전체회의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금년 부과 고지 부분은 8월에 법 개정이 완료돼야 종부세 사전고지 안내, 실제 부과, 경감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조속한 법 개정을 촉구했다.
추 부총리는 "(그렇지 않으면) 여러 대혼란이 있을 수 있고 실질 부담을 줄여줄 수 없다"면서 "시기를 놓치면 물리적으로 종부세 부담을 줄여주고 싶어도 기존 법대로 중과 조치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에 따른 종부세 완화 대상자는 4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11억원 초과 14억원 이하 1주택자는 9만3000명으로 이들은 법 개정이 무산되면 기존대로 세금을 내야 한다.
이달 내에 개정안이 처리돼야 올해 종부세 납부도 순조롭게 진행된다. 다음 달 16~30일 종부세 특례 신청 기간 전에는 개정이 이뤄져야 국세청의 특례신청 대상자 안내문 발송과 오류 정정, 세액계산 절차 등도 정상 처리할 수 있다.
법 개정이 확정되지 않으면 국세청이 안내 대상자를 확정하지 못하고, 그렇게 되면 9월말 특례신청을 할 수 없다. 이 경우 국세청이 세액계산을 과다하게 고지할 가능성이 있다.
납세자는 세액이 과다 고지된 경우 12월1일~15일 사이 자신의 세액을 계산해 신고해야 하는데, 종부세 계산구조가 복잡해 납세자가 스스로 계산해 신고·납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기재위는 26명 가운데 민주당이 15명, 국민의힘이 10명, 정의당 1명으로 구성돼 있다. 민주당이 협조하지 않으면 의결 정족수 자체를 채울 수 없어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민주당은 고령자·장기보유자에 대한 종부세 납부 유예와 일시적 2주택자와 상속주택, 지방 저가주택에 대해 주택 수 계산에서 제외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은 협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데드라인으로 보고 있는 이달까지 개정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오는 30일 본회의 소집 전에 여야 합의로 기재위에서 법안이 처리된 후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야만 한다.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이달 중 개정안 처리가 필수적이지만, 민주당이 거세게 반대하고 있어 상황이 녹록치 않다. 최악의 경우 40만 명에 이르는 납세자가 종부세 완화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하고 기존 종부세법 대로 중과 조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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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허 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