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제주지법,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 5명 속행
유일하게 혐의 인정 피고인 증인으로…탄원서 쟁점
"사전선거운동 말해줬으면 업체들 동원 안했을 것"
14일 열린 오영훈 제주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6차 공판에서 피고인들 중 유일하게 혐의를 인정한 서울 소재 컨설팅업체 대표가 증인으로 나섰다.
이 피고인은 조사 과정에서 탄원서를 제출해 불법 선거에 이용당했다며 호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진재경) 이날 오후 공직선거법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오 지사와 제주도 서울본부장 A씨, 도지사 대외협력특보 B씨, 도내 모 비영리법인 대표 C씨, 서울 소재 컨설팅업체 대표 D씨의 여섯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공소장 등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6·1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기간 이전인 5월16일 당시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후보 선거사무소에서 기업관계자와 기자 등을 동원해 '상장기업 20개 만들기' 협약식을 열어 선거 공약 내용을 언론에 보도되게 하는 방법으로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는다.
C씨는 지난해 6월 법인 자금으로 협약식 개최 비용 550만원을 D씨에게 지급하는 식으로 오 지사를 위한 정치자금을 제공하고 D씨는 선거운동 대가로 금원을 수수, 오 지사는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이날 법정에서는 D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C씨와 함께 이 사건 쟁점인 20개 만들기 협약식을 기획한 뒤 협약식에 참여할 서울 소재 스타트업체들을 모집·동원했다. 또 피고 중 유일하게 공판 초기부터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검찰은 D씨가 지난해 11월께 제출한 탄원서를 언급했다. D씨가 작성한 탄원서에는 '사업자 관점에서 보면 불법 선거운동에 이용당했다고 생각한다'며 사전선거운동이었음을 몰랐다고 호소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D씨는 법정에서 "탄원서를 제출할때만 해도 아쉽고 억울한 마음이 있었다. 지금은 변호사를 통해서 공직선거법이 규정하는 죄의 범위에 대해 이해도가 있다"며 "저의 의도 또는 무지와 상관없이 그런 일들은 있었고, 그래서 자백을 하는 것이 맞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당시 협약식을 주도한 게 누구였는지 묻는 질문에 "주최를 정하는게 쉽진 않겠지만, 크게 보면 (오 후보)캠프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협약식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C씨로부터 '내가 이렇게 얘기하면 그게 (오)후보의 뜻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들었다. 그게 허언인지 사실인지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오 후보 측 변호인도 이날 D씨에게 탄원서를 왜 제출했는지 물었다. 이에 D씨는 "무지했고 몰랐던 부분에 대해서 정상참작을 말하고 싶었다"며 "(협약식 당일)16일은 사전선거운동기간이라서 안된다는 얘기를 왜 안해줬는지, 말을 해줬다면 '불법 선거 운동에 서울 사람들을 동원하진 않았을 텐데'하는 안타까운 심정도 있다"고 말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28일 오후 2시 열릴 예정이다. 이날 공판에는 C씨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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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