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강릉 수산시장 찾아 "日오염수 어거지 쓸 것 아냐"

주문진 현지 시장 방문해 상인·어민 고충 들어
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 진행…"끝까지 노력"
정부 겨냥 "실질적인 대응·구제책 논의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일 강원도 강릉 주문진 수산시장을 직접 찾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관한 시장 상인과 어민들의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정부를 겨냥해서는 "문제가 없다고 어거지 쓸 것이 아니라 대응책과 구제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강릉 주문리어촌계복지회관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 대책 마련을 위한 수산업·관광업 관계자 간담회'에 참석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참 안타까운 것은 대한민국 입장에서 명백하게 반대 의견을 표해야 하고 또 방류를 막기 위한 실질적 행동에 나서야 하는데 상당히 부족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오염수가) 방류될 경우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어거지를 쓸 게 아니라 실제 생길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대응책이나 구제책들을 논의해야 한다"며 "안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우리끼리 주장하고 우기고,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억압하다고 해서 과연 그 문제가 사라지겠나"라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은 최선을 다해 방류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또 정부가 일본을 상대로 국제사회와 연대, 협력해서 방류를 막기 위한 실질적 조치를 하도록 독려하겠다"고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수산업계 관계자들은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부진에 시달리는 가운데 일본의 오염수 방류로 어려움이 가중될 것을 우려했다.

최승국 미소수산 대표는 "올해 판매량이 지난해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소비가 절반이 됐는데 판매 가격도 절반"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무엇이 진실이고 아닌지를 제대로 알 수 있도록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신뢰할 만한 정보가 전달될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형식 주문진어촌계장은 "(오염수 문제로) 도민들이 많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어민들 삶에 보탬이 될 수 있으면 정책을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모두발언 이후 이어진 비공개 간담회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는 오염수 방류 이후 일본에서 수입되는 수산물과 함께 오염된 바닷물이 함께 들어올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산물 수입 과정에서 활어차에 바닷물이 그대로 실려 우리나라에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한민수 대변인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 분은 '오염수 방류 문제만큼은 흔들림 없이 초지일관 끝까지 막아달라, 예전에는 민주당이 흔들릴 때가 많았는데 흔들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또 다른 분은 '관광지이고 청정지역이니 오염수 방류 저지뿐 아니라 폐기물 시설 문제도 신경 써달라'고 했다"며 "이 대표는 주로 들으면서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간담회가 열리기 전 근처에 위치한 주문진좌판풍물시장을 들러 상인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시장을 돌면서 온누리상품권으로 자연산 밀복 3마리와 오징어 4마리를 구매했고, 오징어 1마리는 회 치는 비용을 현금으로 따로 내고 그 자리에서 시식하기도 했다.

상인들은 일본 오염수 방류에 대한 걱정과 함께 강릉시에 폐기물 매립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시장 방문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수산물을 취급하는 점포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에 많이 도와달라. 도와주는 방법은 많이 이용해 주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세계경제, 국내경제 상황이 어렵고 오염수 문제까지 있는 데다가 특히 주문진은 폐기물 매립시설이 걸린 문제가 있어 주민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당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절차상 문제가 없는지 보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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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주재기자 / 방윤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