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에서는 혁신 말하는데…균형 맞지 않아"
"지나간 물로 물레방아 돌리려 하니 걱정"
"당 지지도에 미칠 영향 신중히 판단해야"
더불어민주당은 야권 '올드보이'들이 국회 재입성을 노리는 것을 경계하고 나섰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들의 복귀가 내년 총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5일 정치권에서는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4선),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6선),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4선) 등이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말이 돈다.
박 전 원장의 경우 최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직접적으로 출마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출마지로는 전 지역구인 목포가 거론되고, 고향인 해남·완도·진도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천 전 장관은 양향자 무소속 의원 지역구인 광주 서구을 출마를, 정 전 장관은 김성주 민주당 의원 지역구인 전북 전주병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권 이외에도 국회의장을 지낸 박병석 전 의원(6선), 이석현 전 의원(6선)이 각각 대전 서구갑, 경기 안양시동안구갑에 도전할 것이라는 설도 제기된다.
최근 들어서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5선)의 출마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추 전 장관은 지난 21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천천히 여쭤봐 달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당 내부에서는 이러한 복귀 소식을 썩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가 읽힌다.
지도부 소속 장경태 최고위원은 지난 5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본인들의 역할을 고민하고 계신 것 같지만, 그게 꼭 선거일 리는 없다고 본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최근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김남국 의원 거액 가상자산 보유·투자 논란 등으로 지지도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옛 의원의 귀환 소식은 당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얼마 전 출범한 당 혁신위원회가 기득권 체계를 혁파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전직 의원들이 국회 복귀를 시도하는 것은 자칫 엇박자로 보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혁신위에서는 '3선 이상 동일 지역 출마 제한' 등의 기득권 혁파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호남권 출신의 한 중진 의원은 "전직 의원들이 재출마하는 것은 국민 정서에도 맞지 않고,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라고 본다"며 "한쪽에서는 혁신을 말하고, 다른 한쪽에서 올드보이들이 다시 출마하는 것은 균형이 맞지 않는다.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한 초선 의원은 "당 지지도에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 본다"며 "새로운 물을 계속해서 만들어야 하는데 지나간 물들이 자꾸 물레방아를 돌리려 하니 걱정"이라고 전했다.
올드보이들의 복귀는 이들이 주로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호남권 등 지역 민심에 달렸다는 견해도 나온다.
전남에 지역구를 둔 다른 의원은 "출마는 자유고 막을 수는 없다"며 "당 총선 전략 차원에서는 그분들이 복귀 시도를 하는 것이 민주당 지지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한 신중한 판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호남의 결집도가 과거와 같지 않은 상황에서 중도·보수 성향의 지지자를 다시 끌어당기는 역할을 할 수는 있겠지만, 이것도 함부로 예단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회.행정 / 허 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