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대법관 구성에 문제 제기 "특정 연구회 출신"
야 "정치적 시선으로 보니 문제"…서 "진영 논리"
"검찰 압수수색 영장 청구 검토 신중해야" 주장도
여야는 12일 서경환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대법원의 정치 편향성을 두고 공방전을 이어갔다.
여당은 대법관들이 정치 성향이 뚜렷한 특정 연구회 출신이라는 점을 집중 추궁했고, 야당은 그렇다 해도 재판 결과가 바뀌는 것은 아니라고 맞섰다.
야당은 압수수색 논란도 도마에 올렸다. 검찰의 정치수사가 늘었다고 지적하면서 영장이 청구됐을 때 법원에서 이를 걸러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여당에서는 "내로남불 발언"이라고 선을 그었다.
◆여 "대법원 편향" vs 야 "정치적 시선"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 "최근 법관들이 공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언행으로 사회적인 비난을 받고 사법부의 신뢰성을 실축시키는 사례가 많다"며 "그런 법관들에 대해서 탄핵해야 하지 않냐는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대법원 구성의 다양성에 대해서 많은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정치적 성향이 아주 뚜렷한 특정 연구회 출신들이 전체 14명 중에 8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연구회에 소속됐다고 하더라도 여러 가지 실제 판결에 있어서 소신 있게 결정들을 하면 누가 뭐라고 하겠나. 그런데 거기 출신들이 하나같이 똑같은 판결들을 계속 정치적으로 주요한 사건들에 대해서 해 오고 있다는 것 자체가 구성이 잘못됐다는 걸 입증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전주혜 의원도 "김명수 대법원장이 잘 되기를 굉장히 바랐다. 하지만 사실 지난 6년은 굉장히 실망의 연속이었다"고 평가했다.
전 의원은 "여러 실망의 이유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대법원의 정치화"라며 "편향적 구성이 됐다는 것이다. 몇 개 안 되는 특정 연구회 출신 판사들이 많다 보니 편향적인 구성이 편향적 판결로 이어졌다. 이런 비판의 소리가 굉장히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비판의 소리를 겸허히 수용하시고, 앞으로 대법관으로 일하게 된다면 이런 편향적 판결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도 큰 임무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야당에서는 대법관의 정치 성향에 따라 재판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관 사회의 특정한 연구집단들이 있지 않나. 연구회 출신에 따라 판결 내용이 달라지나"라고 물었고, 서 후보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민 의원은 "그런데 왜 자꾸 그걸 문제 삼는 것인가. 그냥 정치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니 그런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고, 서 후보자는 "약간의 진영 논리도 있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된 김명수 대법원장에 대한 정부·여당의 정치 공세에 대해서도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같은 당 최기상 의원은 "현 대법원장 임기 6년 동안 3권 존중과 견제의 권리를 넘어서는 과도한 사법부에 대한 간섭과 비난으로 보여지는 상황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사법부 독립의 상징인 대법원장에 대한 공격으로 정점에 이르렀다"며 "입법부나 대통령실 심지어 검찰이 사법부를 행정부 일개 부처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과도했다. 이는 국가 운영 체계를 위협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야 "검찰 압수수색 영장 걸러야" vs 여 "내로남불 발언"
여야는 검찰의 압수수색을 두고서도 설전을 벌였다.
김회재 민주당 의원은 "최근 들어 검찰의 직접수사 중에 정치 사건 수사가 엄청나게 늘었다"며 "전에는 이렇게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1 야당 당사에 대한 압수수색, 국회에 대한 압수수색 등 물불을 가리지 않고 압수수색을 한다"며 "물론 문제가 있으면 당연히 압수수색을 해야겠지만 아무런 증거를 찾아낸 게 없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수사기관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할 때 정말 할 필요가 있는지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며 "영장이 청구됐을 때 법원에서 그런 부분이 걸러져야 하지 않겠나"라고 언급했다.
민형배 의원도 서 후보자에게 비슷한 취지의 질문을 던지면서 "압구정 정권이라는 말을 들어봤나. 압수수색, 구속영장, 정쟁 일삼는 정권인데 못 들어봤나"라고 거들었다.
또 "지난달에 최강욱 의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는데, 8명의 휴대전화와 컴퓨터가 대상이었다"며 "한동훈 장관의 개인정보를 유출했다는 의혹이었다. 한 장관 인사청문회 시기에 의원실에서 근무한 적이 없는 대학생 신분이었던 비서관 전화기까지 압수했다. 어떻게 보나"라고 물었다.
이와 관련해 서 후보자는 "영장 발부 판사가 압수수색 대상을 특정할 때 좀 더 신중해야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반면 여당은 야당이 이중잣대로 논점을 흐리고 있다고 말한다.
전주혜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국정농단으로 압수수색 영장이 많이 발부됐고, 그로 인해서 많은 수사가 있었다"며 "그때는 가만히 있다가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압수수색 영장이 남발된다, 신중하게 해야 된다' 이러는 것은 내로남불적인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정점식 의원은 "압수수색 영장 건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은 통계적으로 맞다"며 "이는 우리 국민들의 권리의식이 굉장히 높아졌기 때문에 이전에는 소위 수사기관의 공문 하나로 확보할 수 있던 인적 사항들도 지금은 영장을 발부받아야 집행이 가능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찰공화국이기 때문에 압수수색 영장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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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